(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새 정부 출범에 국내 IT 기업의 주가가 다시 뛰고 있다. 'AI 내각'에는 네이버 출신 인사가 올랐고, 스테이블코인 기대감에 부응해 기업들도 청사진을 내놓았다.
네이버와 8년간의 혈맹을 이어 온 미래에셋증권도 미소를 짓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공개(IPO)가 점쳐지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지분 가치가 6조원에 달해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진행한 'N pay 미디어데이'에서 상장 관련 계획을 언급했다.
보유 자금 여건을 고려할 때 당장 상장에 나설 계획은 아니지만, 향후 퍼블릭 서비스와 글로벌 사업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IPO 시점을 고민겠다는 게 핵심이다. 카카오그룹의 상장 이후 오랜만에 등장할 빅테크 IPO에 주요 IB 하우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IPO가 가시화될 경우 미래에셋증권도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네이버의 인연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양사는 당시 약 5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맞교환을 단행하며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전례 없는 증권·IT 대기업 간의 주식 교환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국회에서는 당시 합병을 진행한 미래에셋대우가 사업적 목적이 아니라 자기자본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주 교환을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최현만 전 회장이 직접 국정감사에서 관련 내용을 해명하기도 했다.
양사는 혈맹관계를 통해 사업적 시너지를 내기 위해 애써왔다.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공동 펀드를 조성했고, 대출과 보험에서도 미래에셋의 상품에 네이버의 핀테크 기술을 얹은 각종 서비스를 준비했다.
혈맹의 시너지는 네이버파이낸셜에 모였다. 지난 2019년 네이버는 페이 사업부를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했으며, 이어 미래에셋증권은 계열사와 함께 네이버파이낸셜에 약 8천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그룹이 보유한 지분은 약 30%다.
지분 협력 관계가 흔들릴 상황도 다시 한번 발생했으나, 양사는 돈독한 관계를 이어나갔다. 당시 외국환 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상황이었는데, 네이버파이낸셜의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 획득에 미래에셋의 대주주 적격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네이버파이낸셜의 보통주 중 일부를 전환우선주로 전환해, 의결권 지분율을 줄였다.
이후 형사제재 없이 조사가 마무리되면서, 리스크도 사라진 상태다.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네이버파이낸셜의 보통주 지분율은 7.35%다. 18.15%의 전환우선주도 보유 중인데, 교환 비율은 1대1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의 IPO가 가시화되면, 보유한 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관심은 몸값과 IPO 시점이다. 핀테크 기업의 IPO 밸류에이션에 사용되는 주가매출비율(PSR)을 활용할 수 있다. 가장 가까운 피어기업은 카카오페이다. 지난 27일 종가와 작년 연간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PSR 배수는 최근의 주가 급등에 14.8배까지 올라왔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의 매출액은 1조6천473억원이다. PSR을 적용한 몸값은 24조3천억원에 달한다. 물론 가장 공격적으로 가치를 매긴 수치지만, 이 경우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5조9천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