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동국제강, 잇단 철근 공장 셧다운…국내 철강업계 '비상등'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국내 철강업계에 드리워진 업황 부진의 그늘이 가시질 않고 있다. 주요 업체들은 잇따라 생산라인을 잇달아 대응하고 있으나, 건설 경기 침체와 저가 중국산 공세, 미국발 관세 압박 등으로 철근 가격이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지자 구조조정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1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달 21일부터 8월31일까지 인천 철근공장을 전면 중단할 계획이다.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여름철 대규모 설비 보수를 위한 계획이지만, 공급 과잉 해소 차원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당진공장도 지난 29일부터 보수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동국제강 역시 오는 22일부터 8월15일까지 인천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 단일 공장 기준 국내 최대 규모(연 220만t 생산)인 인천공장이 멈추는 것은 1972년 공장 설립 이후 처음이다.
철강업계의 공장 가동 중단은 수익성 부진 때문이다. 최근 철근 가격은 대표 규격인 SD400 10㎜ 기준 t당 72만원선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가 추산하는 원가인 t당 75만원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문제는 수급 불균형이다. 생산능력은 넘쳐나는데, 쌓이는 재고는 감당하기 어렵다. 철강업계는 국내 업체들의 연간 철근 생산능력은 1천246만t이지만, 올해 예상 수요는 673만t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15년 만에 최저치다.
여기에 국내 주요 철강 수요처인 건설경기가 좋지 않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4월과 5월 하도급공사 계약액은 보합, 원도급공사 계약액은 각각 3.5%와 10.5% 감소했다. 원도급이 줄었다는 것은 새로운 대형 공사 자체가 줄었다는 뜻입니다. 결국, 건설시장 전체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실적도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제철의 올해 1분기 영업손익은 19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58억원, 2023년에는 무려 3천339억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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