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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비전, 더 이상 '지주사' 아니다…자회사 흡수합병으로 회피

25.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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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비전, 더 이상 '지주사' 아니다…자회사 흡수합병으로 회피

공정위, '지주사 적용 제외' 공식 통보

100% 자회사 합병으로 지주비율 떨어뜨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한화그룹이 중간 지주사 성격을 띠었던 한화비전(옛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의 지주회사 적용을 피하는 데 성공했다.

자회사 흡수합병으로 지주비율을 낮추는 방식을 썼다. 현행법상 지주사는 자회사 주식 가액의 합계가 자산총액(별도 기준)의 50% 이상(지주비율 50% 이상)이어야 한다.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비전[489790]은 전날(1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사 적용 제외 신고에 따른 결과 통지서를 접수했다"며 "지주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게 돼 지주사에서 적용 제외됨을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제외 사유로는 회사 합병으로 인한 지주비율 미달을 들었다. 자산총액 대비 자회사 주식 가액 비율이 지주회사 기준인 50% 미만으로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한화비전은 기존 중간 지주사에서 중간 지주사'격' 회사가 됐다.

이는 한화가 의도한 것이다.

앞서 한화비전(당시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은 지난해 10월31일 100% 자회사였던 한화비전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는데, 여기엔 지주사 전환을 피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연합인포맥스가 2024년 11월1일 14시31분 송고한 <한화인더-한화비전 합병 숨은 목적…'지주사 체제 회피> 기사 참조)

실제로 회사는 이사회에서 합병 목적으로 두 가지를 설명했다. 기존에 알려졌던 '사업 경쟁력 강화와 경영 효율성 증대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외에 '중간 지주사 형태 탈피를 통한 소액주주 보호 및 주가 밸류업 효과'도 이유로 들었다.

당시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조건이 있다. 자산총액이 5천억원 이상이어야 하고,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가 자산총액의 50% 이상(지주비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에 지주사 체제를 원치 않는 기업들은 지주비율을 관리하는 형태로 전환을 피하고 있다.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주의 경우 작년 10월 출범 당시 지주비율이 95%를 상회했다.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현 한화세미텍)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던 영향이다.

이에 공정위는 작년 10월18일 한화비전에 "지주회사의 성립 요건을 모두 충족해 지주사로 전환됐다"고 통보했다.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는 자회사였던 한화비전을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지주비율 떨어뜨리기에 나섰다. 이사회에서 합병안이 가결돼 올 1월1일자로 합병법인이 출범했다. 합병법인은 출범 직후 사명을 현재의 한화비전으로 바꿨다.

작년 3월 말 기준 지주비율은 27.08% 수준으로 산출된다. 지주비율은 분모에 자산총계를, 분자에 자회사 지분 가액을 넣어 계산하는데,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한화비전을 끌어안으면서 분모는 1조2천억원 수준으로 커지고 분자는 3천억원대로 작아졌다. 한화세미텍 한 곳만 자회사로 남은 결과다.

이번에 공정위가 지주사 적용 제외를 통보하며 작년 말 시작된 한화비전의 지주사 회피 작업이 모두 끝나게 됐다.

한화비전 직원들과 기념촬영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화그룹은 재계에서 지주비율 관리 등을 통해 지주사 전환을 피하고 있는 대표 기업이다. 여러 차례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할 때도 늘 지주비율을 염두에 뒀다.

이에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000880]도 '지주사' 아닌 '지주사 격' 회사로 불린다. 산하 계열사를 지배하는 역할을 하지만, 현행법상 지주사는 아니다.

사실상 실익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미 ㈜한화를 통해 전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고, 지주사 체제가 되면 금산분리 요건에 따라 금융 계열사를 산하에 둘 수 없다.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행위 제한 요건 등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받는 것도 부담이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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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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