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환시-주간] 관세 시한 목전…재무부發 '양적긴축'도 주목
데드라인 '재연장' 적지 않을 듯…美 국채 입찰과 맞물려
부채한도 상향…재무부, 현금 확충 위해 유동성 대거 흡수할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7~11일) 뉴욕 외환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정한 상호관세 유예 기간 만료일(8일)이 목전에 닥친 가운데 무역갈등 재점화 가능성에 일단 촉각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국가는 만료일 전에 무역협상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미국의 주요 교역국 가운데 적지 않은 수는 시간을 벌기 위해 유예 기간의 재연장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데드라인을 늦춰주지 않는 '변덕'을 부린다면 금융시장이 한바탕 요동을 겪을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이른바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레이드가 다시 부상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상호관세 유예 기간 만료와 맞물려 미 국채 장기물 입찰이 진행된다는 점도 시장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무역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장기물 국채에 대한 수요가 부진하다면 '달러-미 국채 동시 매도'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
미 재무부는 8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국채 입찰을 실시한다. 3년물 580억달러어치를 시작으로 10년물 390억달러어치, 30년물 220억달러어치가 그 뒤를 잇는다.
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기하며 '내부 반란'을 주도했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이사가 이번 주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미국의 6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월러 이사가 비둘기파적 견해를 유지할지 주목된다.
◇지난주 달러 동향
지난주 달러화 가치는 2주 연속 약해졌다. 다만 미국의 6월 비농업 고용 '서프라이즈'로 주 막판 달러는 낙폭을 상당 부분 되돌렸다.
연합인포맥스의 달러인덱스 및 이종통화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6400번, 6443번)에 따르면,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주대비 0.139포인트(0.14%) 하락한 97.166에 거래를 끝냈다. 뉴욕 금융시장은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4일은 휴장했다.
달러인덱스는 주 초반 96.368까지 하락, 2022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한 뒤 저점을 높였고 6월 비농업 고용을 발판으로 97선을 회복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달러-엔은 144.926엔으로 전주대비 0.20% 상승(달러 대비 엔화 약세)했다. 미국의 6월 고용보고서를 계기로 흐름이 반전했다.
유로는 달러에 대해 2주 연속 강세를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7570달러로 전주대비 0.32% 상승(유로 대비 달러 약세)했다.
유로-달러는 한때 1.18달러선을 소폭 웃돈 뒤 뒷걸음질 쳤다. 유로-달러가 1.18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1년 9월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유로의 상대적 강세 속에 유로-엔 환율은 170.38엔으로 전주대비 0.50% 올랐다. 6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170엔을 웃돈 것은 작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6547달러로 전주대비 0.48% 하락했다. 영국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의 '눈물' 사건으로 재정 악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영국 국채(길트) 시장이 또 한바탕 홍역을 치른 영향이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1699위안으로 지난주 대비 0.01% 하락했다. 소폭이지만 3주 연속 내렸다.
◇이번 주 달러 전망
월러 이사는 10일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리는 행사에서 대차대조표를 주제로 대담에 나선다. 하루 전인 9일에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이 6월 FOMC 직후부터 이달 금리 인하 언급을 들고나왔던 점을 고려하면, 의사록에도 관련 내용이 담겼을 가능성이 있다. 연준 내부의 분열 양상이 의사록을 통해서도 드러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주 미국의 경제지표 일정은 상당히 한산한 편이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의 6월 소기업 낙관지수와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같은 달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 조사(8일), 5월 도매재고(9일) 정도만이 있을 뿐이다.
월러 이사 외 연준 고위 관계자 중에서는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각각 10일)가 모습을 드러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를 영구화하는 게 골자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의 입법 절차가 지난주 마무리됨에 따라 미 재무부는 부채한도 제약에서 벗어나게 됐다. 감세안에 부채한도 5조달러 상향이 포함된 까닭이다.
재무부는 조만간 재정증권(T-bill, 만기 1년 이하 국채) 발행을 대거 늘림으로써 고갈된 보유현금을 확충하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부가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이른바 재무부발 '양적긴축'(QT)이다.
재무부는 오는 9월 말 현금잔고 예상치를 8천500억달러로 설정해 두고 있는데, 지난 2일 기준 현금잔고는 약 3천720억달러에 불과했다. 대략 4천800억달러의 확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단기간에 유동성이 대거 흡수된다면 단기자금시장(머니마켓) 금리가 뛰어오르는 등 금융환경 긴축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연준의 QT 종료로 귀결될 가능성도 안고 있는 재료다.
특히 지난달 말에는 분기 말 머니마켓의 유동성 압박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바 있다. 재무부의 유동성 흡수에 머니마켓이 더 민감하게 반응할 환경일 수 있다는 얘기다.(지난 1일 송고된 '[글로벌차트] 연준 SRF, 분기 말 맞아 급증…팬데믹 이후 최고' 기사 참고)
한편, 호주중앙은행(RBA)은 오는 8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3.60%로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날 회의를 여는 뉴질랜드중앙은행(RBNZ)은 정책금리를 3.25%로 동결할 전망이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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