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스크 창당에 "사실상 '열차 대참사'…제3당 성공한 적 없어"
트럼프 "머스크 최측근 NASA 운영 부적절"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신당 창당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머스크가 지난 5주 동안 완전히 '궤도를 이탈해' 사실상 열차 대참사를 일으킨 것을 보는 게 슬프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는 제3의 정당을 창당하려 하지만, 미국에서 제3의 당은 결코 성공한 적이 없다"며 "시스템은 그들을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3의 당이 좋은 점은 완전하고 총체적인 분열과 혼란을 일으키는 것뿐이며, 우리는 급진적 좌파 민주당이 신뢰와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이미 충분한 혼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면 매끄럽게 작동하는 공화당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법안을 통과시켰다"며 "이 법안은 훌륭하지만, 불행히도 머스크에게는 전기차 의무화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차 의무화 조치는 짧은 기간 안에 모든 사람이 전기차를 구매하도록 강요했다"며 "나는 처음부터 이 규정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이제 사람들은 가솔린 차량이나 하이브리드 차량 등 원하는 차를 구매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솔직히 말해 머스크가 내게 완전하고 조건 없는 지지를 표명했을 때, 내가 전기차 의무화 규정을 폐지할 것임을 알고 있는지 물었다"며 "그는 이에 대해 '아무 문제도 없다'고 말했다. 난 매우 놀랐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측근인 제러드 아이작먼을 항공우주국(NASA·나사) 국장으로 지지했던 점도 비판했다.
아이작먼은 스페이스X에 2천750만 달러(약 380억 원)를 투자한 머스크의 우군으로, 머스크의 입김으로 나사 국장에 지명됐다가 과거 민주당 정치인에게 기부금을 낸 사실이 알려지며 낙마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는 그의 가까운 친구가 나사를 이끌도록 요청했다"며 "그의 친구가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했지만, 그가 공화당에 기부한 적도 없는 순수한 민주당 당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나사는 머스크의 기업 활동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머스크의 가까운 친구 중 한 명이 나사를 이끌도록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로 돌아가는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서도 머스크의 신당 창당을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항상 양당 체제였으며, 제3당을 창당하는 것은 혼란을 가중할 뿐"이라며 "제3당은 결코 성공하지 못했다. 머스크가 그걸 즐길 수는 있겠지만, 나는 그가 어리석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역시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창당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베선트 장관은 머스크의 계획이 트럼프 행정부에 불편함을 줬느냐는 질문에 "머스크가 운영 중인 다양한 기업 이사회들은 머스크가 회사로 돌아와서 사업을 운영하는 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베선트 장관은 "이사회는 어제 머스크의 발표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을 것이며, 그가 정치 활동이 아닌 사업 활동에 집중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늘 '아메리카당'이 여러분들에게 자유를 돌려주기 위해 창당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최측근으로 부상했던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국정 의제를 담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반대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각을 세웠다.
머스크의 신당 창당은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반(反)트럼프·비(非) 민주당 지지표'를 흡수하고 상·하원에서 일정 정도의 의석을 확보해,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것을 막고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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