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의 희망③] 목표전환·손익차등 돌풍…VIP 씨뿌리고 한투운용 흥행
1호 펀드 목표수익률 55일만에 조기 달성…2호 나오기도
명확한 출구 전략·리스크 관리 장치 제공해 성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ETF(상장지수펀드) 급성장으로 위축된 공모펀드 시장에서 목표전환형과 손익차등형 등 혁신적 구조의 펀드들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며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초부터 지난 3일까지 국내 혼합형 공모펀드에서는 목표전환형이 자금 유입 상위권을 차지했다.
◇목표전환형, 국내형·해외형 모두 인기
목표전환형 펀드는 사전에 설정한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자동 전환되는 구조다.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국내혼합형에서는 KCGI자산운용의 'KCGI코리아 목표전환형2호'가 2천755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올해 4월 출시된 1호 펀드가 6월 목표수익률 6%를 55일 만에 달성해 조기 전환된 성공 사례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끌어낸 결과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의 '국채분할매수&삼성전자와공모주목표전환형1호'도 같은 카테고리에서 468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은 2024년 상반기 국채분할매수 목표전환형 펀드 시리즈로 4천300억원을 모집한 바 있다.
해외혼합형에서도 목표전환형 펀드가 강세를 보였다. 삼성자산운용의 '글로벌CoreAI목표전환형2호'가 878억원으로 2위, 한화자산운용의 'MAGA2.0목표전환형3호'가 557억원으로 4위, 'MAGA2.0목표전환형'이 503억원으로 7위에 각각 자리했다.
해외주식형에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미국우선주의목표전환(모)'이 737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고, 국내주식형에서도 신영자산운용의 'K-글로벌히트목표전환형1호'가 292억원으로 9위에 진입했다.
◇손익차등형, VIP운용이 씨뿌리고 한투운용이 흥행
손익차등형 펀드는 운용사가 손실의 일정 부분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투자자에게 '안전판'을 제공한다. VIP자산운용이 공모펀드 업계에서 최초로 도입했다.
VIP운용은 2023년 초 'VIP The First Fund'에서 원금의 10%까지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로 설계해 출시했다. 증권사에서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오픈런이 몰리며 마감됐다.
VIP운용은 1년 10개월간 22% 수익률을 기록하며 손익차등형 펀드의 성공을 입증했다.
VIP운용 관계자는 "당시 증시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이럴 때가 주식을 사야 하는 시기라고 판단했다"며 "고객의 공포를 덜어드리기 위해 이런 구조를 도입했고 성공적으로 청산했다"고 말했다.
VIP운용은 또한 성과연동 수수료 구조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벤치마크 추이와 무관하게 손실이 나면 회복할 때까지 운용보수를 받지 않는 구조다.
최근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손익차등형 펀드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주식형 자금 유입 9위에 오른 한투운용의 '글로벌넥스트웨이브1·2호(손익차등형 6호)'는 495억원을 모집했다. 이는 한투운용이 2023년 8월부터 손익차등형 펀드를 연이어 성공시킨 결과다.
한투운용은 1호 손익차등형 펀드 '글로벌신성장 펀드'가 목표수익률 20%를 1년 반 만에 달성한 데 이어, 지난 4월 2호 펀드 '글로벌AI빅테크펀드'도 목표수익률 15%를 달성해 조기 상환했다. 최근에는 6호 펀드까지 출시하며 이 분야의 강자로 자리 잡았다.
한투운용의 손익차등형 펀드는 고객이 선순위, 한국투자금융그룹 계열사가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하는 구조다. 마이너스 15%까지는 후순위 투자자가 손실을 먼저 떠안고, 수익이 10%를 초과할 경우 선순위와 후순위 투자자가 55대 45 비율로 수익을 배분한다.
업계에서는 이들 혁신적 구조의 펀드가 명확한 출구 전략과 리스크 관리 장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성공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단순한 국내 주식형은 투자자들에게 '내가 들어가면 고점'이라는 아픈 기억 때문에 잘 팔리지 않는다"며 "손익차등형, 목표전환형 등이 올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kslee2@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