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28% 오를 때 LG전자 11% 하락…2Q 바닥일까
전통 가전은 미지근…자동차 부품·냉난방공조는 성장세
"구조적 체질 개선 지속돼 불확실성 해소 시 리레이팅"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LG전자가 최근 들어 눈높이를 낮추던 시장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미국발 관세와 내구재 수요 회복 지연이 LG전자의 실적을 짓누르는 모양새다.
다만 자동차 부품과 냉난방공조(HVAC) 등 신성장 동력으로 제시한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은 매출액이 늘어 희망의 씨앗을 남겼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LG전자[066570]는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실적이 매출액 20조7천400억원, 영업이익 6천39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4%, 46.6% 줄었다.
증권가 전망에 견줘보면 매출액(21조3천632억원)과 영업이익(7천513억원) 모두 밑돌았다. LG전자의 실적은 작년 3분기부터 4분기 연속으로 시장 전망을 하회했다.
이렇다 보니 LG전자의 최근 주가 흐름도 부진했다. 이날 오후 1시33분 기준 올해 코스피가 27.6% 오르는 동안 LG전자 주가는 11.1% 내렸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 거버넌스 개선 기대감으로 증시 전반에 훈풍이 불었지만, LG전자는 그 흐름에서 벗어나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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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을 사업부별로 보면 전통적인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B2B 사이의 명암이 드러났다.
TV와 모니터, PC 등을 만드는 MS사업본부의 성과가 가장 좋지 못했다. LG전자는 "글로벌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로 판매 수량이 감소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판가 인하, 경쟁 비용 투입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이익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는 매출 성장과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으나, 미국의 관세정책 변동성과 글로벌 소비 심리 회복 지연이 변수로 꼽혔다.
B2B 사업은 이보다 분위기가 나았다.
차량용 통신모듈(텔레매틱스),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과 같은 자동차 부품은 완성차 업체 판매 증가와 안정적 수주잔고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도 늘었다.
권봉석 ㈜LG[003550] 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등 LG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진들은 전날 일본 완성차 제조사 혼다 본사가 위치한 도쿄로 출국해 자동차 부품 세일즈에 나섰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이해 고성장이 예상되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도 국내 시장 판매 호조 덕분에 매출을 확대했다. 이 사업을 맡은 ES사업본부의 매출액(재작성 기준)은 1분기 18% 늘었는데, 전사 매출액 성장률(7.8%)의 두 배를 웃돌았다.
앞서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LG전자가 플랫폼·B2B·신사업의 실적 비중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이들 사업의 성과가 향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B2C 수요 회복을 위해 관세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멕시코·북미 거점을 통한 가전 생산 확대와 데이터센터향 HVAC 솔루션 등 B2B 매출 확대는 외부 변수에 대한 완충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및 B2B 매출 비중 확대에 따른 구조적 체질 개선이 지속됨에 따라 불확실성 해소 국면에서의 밸류에이션 회복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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