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상폐' 논란 딛고…㈜한화, 15일 제1우선주 상폐
작년 7월 이사회 결의…1년간 장외매수·소각 등 절차 밟아
소각 후 19만9천33주…상장 유지 20만주보다 '967주' 적어
"장외 매수 등 주주 보호 방안 검토…소통 지속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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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한화그룹의 지주사 격 회사인 ㈜한화가 오는 15일 예고해온 대로 제1우선주(한화우)에 대한 상장폐지를 진행한다.
일부 소수 주주가 '부당 상폐'를 주장하며 대통령실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막판 행동에 나섰지만, 흔들림 없이 남은 절차를 마저 밟기로 했다. 약 1년 동안 법에 맞춰 준비해 온 데다, 이들의 주장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상폐 후에도 주주 유동성이 완전히 상실되지 않도록 합리적이고 형평성 있는 주주 보호 방안을 마련한다. 후속 대책으로 장외 매수 등을 검토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작년 7월 상폐 결정…장외 매수·소각 실시
8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000880]는 오는 15일 제1우선주(한화우[000885])를 상폐 처리할 예정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상장 주식 수가 19만9천33주로, 상장 유지 요건인 20만주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6개월 넘게 계속된 데 따른 것이다.
㈜한화가 제1우선주 상폐를 결정한 것은 작년 7월이다. 그로부터 약 8개월 전인 지난 2023년 11월 한국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계기였다. 당시 거래소는 제1우선주의 월평균 거래량이 1만주 미만이라며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한화는 이사회를 열고 주식 전량을 장외 매수한 뒤 소각하는 방식으로 상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과거 적은 유통량과 낮은 거래량으로 시세조종 및 주가 급등락 사례가 있었던 데다, 이 같은 불안정성이 재발할 경우 선의의 투자자에게 직접적인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당시 장외 매수 논의를 위해 소집된 이사회(7월5일)에서 이사들은 "제1우선주를 취득한 이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소각 및 상장폐지 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목적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매수 대상은 제1우선주 전량(45만1천106주)이었다. 한화모멘텀 물적분할 관련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에 이의를 제기한 주주를 제외하고 집계된 숫자다.
장외 매수 가격은 주당 4만500원으로 결정됐다. 3개월 평균가 대비 24.5%, 1개월 평균가 대비 19.8% 할증한 금액이다. 이사회 전일(7월4일) 종가보다 11.4% 비쌌고, 보통주 시세(약 2만9천원)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이러한 내용은 모두 공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즉시 공유됐다.
약 20일간의 장외 매수로 ㈜한화가 확보한 자사주(제1우선주)는 총 25만2천191주였다. 이를 작년 12월 전량 소각하며 상장 주식 수가 19만9천33주로 줄었다. 장외 매수와 소각을 통해 상폐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상장 주식 수 요건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과 상폐 가능성을 여러 차례 공시했다.
◇'보통주 전환·BPS 기준 공개매수' 요구에 '완강'
하지만 상폐를 앞두고 잡음이 불거졌다. 일부 소수 주주가 '부당 상폐'가 의심된다며 이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하는 등 행동에 나선 것이다. 논란이 일며 주가도 며칠 새 급락했다.
이들은 ㈜한화가 상장 유지 요건인 20만주에 967주 부족하도록 자사주를 소각해 고의로 주주를 쫓아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장외 매수와 소각 규모에 회사의 '의도'가 숨어있다면서다.
그러면서 제1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하거나, 주당순자산가치(BPS)를 반영한 가격으로 다시 공개매수하라고 요구했다.
[출처: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5000)]
㈜한화는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라며 완강한 입장이다. 오히려 일부 소수 주주가 이번 상폐 절차를 시세차익을 노릴 기회로 여긴다고 의심한다.
특히 장외 매수한 주식 전량을 소각한 만큼, 회사가 상장 주식 수를 관리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한화는 보통주 전환의 경우 현행 정관상 불가능하며, 이를 가능케 하려면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 정관을 변경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제1우선주에만 전환권을 부여한다면 제3우선주 주주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제3우선주까지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기존 보통주 주주의 지분 희석을 가져와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화 주식은 보통주와 제1우선주, 제3우선주 등 세 종류가 있다.
BPS 기준 매수 요구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BPS는 11만2천원으로, 지난 제1우선주의 6월 말 기준 종가(7만1천100원)보다 57.5% 높고, 상반기 평균가인 4만4천600원보다는 151.1%나 높다. 현재 4만원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는 제3우선주는 물론이고,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8만4천원)보다도 가격이 높아 BPS 기준 매수 자체가 다른 주주와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다.
특히 ㈜한화는 상폐에 반대하는 일부 주주 등이 작년 7월 장외 매수 및 상폐 계획 공시 이후 주식을 거래한 정황에 대해 의문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상폐가 예정된 주식을 대량 매입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한화는 상장폐지 이후에도 장외 매수 등 후속 대책 마련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7일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워 "제1우선주의 상폐가 완료돼 비상장주식으로 전환되더라도 이외 주주들과의 형평성, 모든 주식의 주가, 관련 법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장외 매수 등 주주 보호 방안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제1우선주 주주들과도 지속해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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