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현의 채권분석] 금통위를 둘러싼 엇갈린 기대
[손지현의 채권분석] 금통위를 둘러싼 엇갈린 기대
(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서울채권시장은 7월 금융통화위원회 대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의 동향을 주시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7월 금통위가 기본적으로는 매파적인 스탠스를 띨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통화정책의 핵심은 단연 서울 집값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요인이다.
경기에 대한 우려는 지난주 31조8천억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우선은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정부의 고강도 가계부채 규제 방안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 등 이중 규제로 서울 집값 상승 추이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조만간 꺾이는 흐름을 보일 수 있지만, 지금 당장 이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마침 이날 한국은행은 정오경 은행권의 6월 가계대출 동향을 발표한다.
이미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총 6조7천억원 늘어나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포함한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은 7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금통위 입장에서는 정부의 규제 정책의 효과를 일부 확인한 이후 추가 인하 시점을 가늠해보고자 하는 심리가 강할 수 있다.
섣불리 움직임에 나섰다가 금리 인하 기대가 서울 집값을 더 자극할 위험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대다수의 금통위원들이 금융완화 기조가 서울 집값과 가계부채에 미칠 영향에 계속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어느 방향으로든 강하게 베팅하기는 어려울 수 있어 보인다.
특히 포워드가이던스에서 3개월 내 금리 인하 전망 관련 시장 뷰가 금통위원 2인~4인 등으로 넓게 퍼져있는 듯하고, 이는 '8월 기대'와 '10월 기대'를 반영하고 있어, 각각의 케이스에 따라 시장이 받아들이는 의미가 다를 수 있어 보인다.
외국인의 반응도 관건이 될 수 있다.
외국인은 전일에는 다소 스티프닝을 잡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그 강도가 그리 세지 않았다.
금통위 전날인 이날과 금통위 당일에 뚜렷한 매매 흐름을 보인다면 시장의 분위기가 이끌려갈 수 있다.
국고채 30년물에 대해서도 주목도가 높을 듯하다.
전일 오후 중 일본 등 주요국의 초장기 금리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초장기 약세 움직임이 이어졌음에도, 국고채 30년물은 크게 연동되지 않고 비교적 강한 흐름을 이어갔다.
수급에 크게 영향받는 국고채 30년물에 따라 국내 장기 구간이 등락하는 측면이 있어서, 이날도 국고채 30년물에 대해 주시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간밤 미 국채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발언 속에 커브가 소폭 가팔라졌다.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0.4bp 내린 3.8950%, 10년물 금리는 1.9bp 오른 4.4020%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내각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르면 이달 말 반도체와 의약품 등 주요 품목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도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관세율과 부과 시점 등이 발표되지 않았으나 의약품은 최대 200%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모든 구리 수입품에 대해서 50%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관세 발효 시점에 대해서는 특정하지 않았으나, 이와 관련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CNBC에 출연해 구리 관세가 7월 말에서 8월 초에 부과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지난 6월 소비자기대 설문(SCE)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0%로 전달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3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0%,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6%로 각각 조사됐다. 모두 전달과 동일했다.
이번주 미 국채 입찰이 잇달아 진행되는데, 간밤 실시된 3년물 입찰은 시장 예상보다 소폭 높게 수익률이 결정되면서 다소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날에는 10년물 입찰이, 그다음날에는 30년물 입찰이 예정되어 있어서 장기물 입찰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질 듯하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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