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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통화옵션서 '원화 약세' 베팅…"저항선 견고"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이달 들어 1,300원 중반대에서 횡보하고 있는 가운데, 통화옵션 시장에서도 원화 약세 베팅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통화의 방향성을 시사하는 달러-원 통화옵션 리스크 리버설(R/R) 지표는 지난달 중순께부터 플러스(+) 값을 나타내고 있다.
9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FXO 일별(화면번호 2294)에 따르면 1개월물 달러-원 옵션의 25% 델타 R/R(RR25)은 마이너스(-) 값에서 지난달 17일 플러스(0.11%)로 전환해 지난 8일에는 0.53%를 기록했다.
RR25는 시장 심리와 잠재적인 시장 움직임을 측정하는 데 사용하는 지표로, 양수가 나오면 달러-원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함을 시사한다. 음수가 나오면 그 반대 방향이다.
3개월물 RR25의 경우 지난달 11일 플러스(0.25%)로 전환해 플러스 값을 유지해오고 있다.
같은 기간 달러-원 환율은 1,300원 중반대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인포맥스 일별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은 지난달 11일 정규장 종가 기준 1,375.00원을 기록한 뒤 지난달 17일 1,362.70원, 지난 8일 1,367.90원을 기록하는 등 하방이 경직된 흐름이었다.
이를 두고 시장 참가자들은 1,350원 부근에 형성된 저항선이 여전히 견고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회복된 이후 코스피는 레벨을 빠르게 높인 뒤 3,100선 부근에서 횡보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더라도 코스피가 횡보하게 되면, 커스터디 매도를 본인 포지션에 얹어서 숏 베팅을 하던 외국계 투자 세력들이 더 공격적으로 숏 베팅을 할 만한 유인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국내 정규장 시간에 확인된 달러 실수요 압력은 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급적인 하단도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결제 수요가 유입돼 1,350원선에서 달러-원 하단이 막히고, 코스피 추가 상승도 제한적인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숏 포지션을 무겁게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상법 개정의 효과도 이미 국내 주식시장 강세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 원화 강세를 더 이끌만한 힘은 부족하다고 관측했다.
네고 물량이 부족한 점도 달러-원 상승 베팅 재료로 작용했다.
지난 5월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전달보다 51억달러 증가한 1천13억6천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6월의 경우 원화 환전 수요를 제외하면 전체적인 기업 외화예금은 움직임이 드물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최근에 수급적으로 네고가 많이 없다"며 "1,360원 초반대에서 발생했던 네고가 1,360원 중후반대까지 올라간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이에 옵션 시장에서도 추가 원화 강세 베팅보다는 불확실성이 해소된 부분들을 반영해 다른 재료들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민 연구원은 "대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 불확실성, 거주자 해외 주식 투자 재개 등 수급 변수 측면에서 달러 실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했다"라면서 "옵션 시장을 중심으로 환율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방향으로 베팅을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달러 약세 기조가 재개될 경우 달러-원이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금융센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서한과 관련해 "미국이 서한 등을 통해 압박 수위를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상호관세 유예가 연장된 점에 주목하며 제한적인 반응을 보였다"면서 "대체로 달러 약세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국금센터는 "한국 원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서한 발송 직후 달러당 1,377.0원까지 약세를 보였으나, 이후 달러 약세에 연동해 1,360원대로 회귀했다"면서도 "무역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상호관세 발효일자인 8월 1일에 다가갈수록 시장 불안이 커질 여지는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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