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차세대 '의료 AI' 공개…구광모의 'AI·바이오'에 힘준다
엑사원 패스 2.0 선봬…1.0 공개 1년만
美 밴더빌트대 황태현 교수 연구팀과 AI 플랫폼 개발 '맞손'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LG AI연구원이 차세대 정밀 의료 인공지능(AI) 모델인 '엑사원 패스(EXAONE Path) 2.0'을 공개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고객의 삶을 변화시킬 미래 기술 세 가지(ABC)로 인공지능(AI), 클린테크(Clean Tech)와 함께 '바이오(Bio)'를 꼽고 있는 가운데, AI와 바이오의 융합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출처:LG그룹]
LG[003550] AI연구원은 차세대 정밀 의료 AI 모델 '엑사원 패스 2.0'을 공개한다고 9일 밝혔다.
작년 8월 처음으로 '바이오 전문 AI' 1.0 모델을 선보인 지 1년 만이다. 이후 지난달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종양학 학술 행사 ASCO 2025에서 1.5 모델을 처음 대중에 공개했다.
엑사원 패스 2.0은 1.0 모델 대비 고품질 데이터를 학습했고, 병리 조직 이미지로 유전자 변이와 발현 형태, 인체 세포와 조직의 미세한 변화와 구조적 특징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다.
이에 암 등 질병의 조기 진단과 예후 예측, 신약 개발, 개인화된 맞춤 치료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2.0 모델은 병리 조직 이미지와 생명 현상을 이해하고,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유전 정보를 담은 DNA와 RNA 등 멀티오믹스(Multiomics) 정보를 학습했다.
'병리 조직 이미지'는 환자의 조직 표본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병리 진단 과정에서 촬영한 고해상도 디지털 방식의 전체 슬라이드를 의미한다. 해당 이미지엔 방대한 양의 세포와 조직 구조 정보가 담겨있다.
일반적으로 이를 분석할 때 큰 이미지를 수천 개의 조각으로 나누는 패치(Patch) 단위 분할 작업을 진행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AI가 패치 단위로 이미지를 분석할 때 특정 세포나 조직의 특징에만 집중해 예측 정확도가 떨어지는 특징 붕괴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LG AI연구원은 '엑사원 패스 2.0'에 패치 단위부터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WSI)까지 학습하는 신기술을 적용, 유전자 변이 예측 정확도를 세계 최고 수준인 78.4%까지 높였다.
◇데이터 1만장 이상 학습…검사 없이 이미지만으로 예측
'엑사원 패스 2.0'은 WSI와 멀티오믹스 정보가 쌍을 이룬 데이터 1만 장 이상을 학습해 값비싼 유전체 검사 없이 이미지 분석만으로 유전자 활성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
박용민 LG AI연구원 AI 비즈니스팀 리더는 "엑사원 패스 2.0을 활용하면 기존 2주 이상의 유전자 검사 소요시간을 1분 이내로 단축해 암 환자의 치료 골든 타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암 환자의 조직 표본 병리 이미지를 분석해 어떤 유전자에서 변이가 발생했는지 확인하고, 이에 맞는 표적 치료제를 빠르게 식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LG AI연구원은 폐암과 대장암 등 특정 질병 특화 모델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질병을 치료하는 표적 약물을 사용할 수 있는 환자군을 조기에 선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출처:LG그룹]
또한 LG AI연구원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미국 내 최상위 의료 연구기관인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 센터의 황태현 교수 연구팀과 세계 최고 수준의 멀티모달(Multi-modal) 의료 AI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손잡았다.
이들은 기술을 개발한 후 이를 적용할 임상 현장을 찾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임상 현장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AI 기술을 개발하는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임상시험에 참여 중인 암 환자들의 실제 조직 표본과 병리 조직 이미지,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 발생 근본 원인을 식별하고 질병을 조기 진단하며, 새로운 바이오마커와 타깃을 발굴하겠단 계획이다.
또한 환자 개인별 유전자 정보에 맞는 치료 전략 개발과 치료 효과 예측 등 개인 맞춤형 정밀 의료 시대를 여는 멀티모달 의료 AI 플랫폼 개발에 집중한다.
황 교수는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새로운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의료 현장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고, 활용할 수 있는 AI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가 개발하는 AI 플랫폼은 단순한 진단 도구가 아니라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혁신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jyoo@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