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본부 호사스러운 리모델링 강행"…백악관, 파월 또 압박
백악관 OMB 국장 "연준 본부 리모델링 비용 7억 달러(약 9천600억 원) 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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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금리 인하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사임 압박에 이어 이번에는 연준 본부 리모델링과 관련해 예산 운용이 방만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1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파월 의장이 연준을 극도로 부적절하게 관리했다"고 비난하며 파월 의장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보트 국장은 서한에서 "당신은 연준의 재정 건전성 문제를 바로잡으려 하는 대신 워싱턴DC 본부를 호사스럽게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강행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의 연준 관리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트 국장은 연준 본부 리모델링 비용이 예산보다 7억 달러(약 9천600억 원)나 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이 지난달 25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옥상 테라스 정원도, VIP 식당도, 고급 대리석도 없다"고 한 증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보트 국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국가수도계획위원회(NCPC)가 2021년 승인한 계획을 벗어나는 것"이라며 "파월 의장의 증언은 이번 프로젝트가 당초 승인된 계획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파월 의장의 발언은 OMB와 NCPC가 협력을 통해 연준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필요성을 초래했다"고 압박했다.
이어 보트 국장은 파월 의장에게 7일 이내에 답변을 보내 달라고 요구하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NCPC 위원 중 한 명인 제임스 블레어 역시 이날 X에 올린 글에서 "나는 파월 의장이 지난 6월 말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서 연준 본부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의 설계 특징에 관해 솔직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동료 위원들에게 연준 본부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의 모든 건축 계획에 대한 검토를 요청할 것이며, 현장 방문도 즉시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블레어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측근으로, 현재 백악관 부수석 비서관으로 재직 중인 인물이다.
이 같은 논란은 단순한 예산 문제를 넘어 트럼프 행정부가 파월 의장에 대한 압박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여러 차례 연준의 금리 인하를 촉구했지만, 연준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열린 4차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너무 늦는 사람'이라고 칭하는 등 분노를 표하며 차기 연준 의장을 물색해왔다.
마이클 폴켄더 재무부 부장관은 전날 외신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의 임기가 종료되면 그가 연준 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나기를 바란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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