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링룸 백브리핑] 월가 '트럼프 타코' 거래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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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이슈가 재부상하지만, 월가는 거의 위축되지 않고 영향이 제한적이다.
이런 '트럼프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난다는 뜻)' 거래와 같은 시장 반응은 역설적으로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CNN은 9일(현지시간) "시장 불안이 없다는 것은 트럼프에게 경제와 기업 이익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정책에서 물러나도록 압력을 가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타코 거래가 확대될수록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되돌릴 만한 견제 압력이 줄어들어 정책이 강행될 가능성을 키운다는 뜻이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에드 밀스 애널리스트는 "정책 변화를 위해 시장 반응이 필요할 때 이것(타코 거래)은 위험한 게임"이라고 분석했다.
대체투자기관 언리미티드의 밥 엘리엇 최고경영자(CEO)는 엑스(X) 계정을 통해 "타코는 합의된 것으로 현재 수준에서 이미 가격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며 "문제는 시장 하락의 고통 없이는 그가 겁먹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풀이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타코 거래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이 역설은 더욱 복잡해진다"고 관측했다. (권용욱 기자)
◇플로리다, 고소득자 이직 제안 강화 허용…"켄 그리핀이 밀어붙여"
플로리다가 고소득 근로자의 이직을 더 어렵게 하는 새로운 법률을 제정했다.
해당 법안 통과를 위해 직접 로비를 벌인 인물은 켄 그리핀 시타델 최고경영자(CEO)가 꼽힌다.
9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이번에 통과된 법은 기존 2년이었던 비경쟁 조항(non-compete)의 효력을 최대 4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퇴직 후에 직원은 업무에서 손을 떼게 되지만, 다른 곳에서 일할 권리는 제한받게 된다.
해당 법은 비밀 정보에 접근 가능한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적용되며, 기준은 플로리다 평균 임금의 두 배 이상을 버는 사람이다. 이는 도시 지역 기준으로 연간 약 14만 달러(약 1억 9천만 원) 이상에 해당한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톰 리크(공화당) 주 상원의원은 회의에서 "플로리다는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로 부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기업들이 고소득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그들이 투자한 인재와 자산을 보호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타델은 이 법 통과를 위해 법안 문안 조율에 직접 로비를 벌인 주요 기업 중 하나다.
켄 그리핀 시타델 CEO는 플로리다, 특히 마이애미에 대해 강한 낙관론을 펼치며 "플로리다는 기업 친화적인 정치 환경을 갖추고 있어 성장 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시타델은 일부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비경쟁 조항 기간을 업계 평균인 1년을 넘는 21개월까지 연장해 적용해왔다. (윤시윤 기자)
◇"홍콩 상업용부동산 위기…가치 5~10% 추가 하락"
홍콩의 중소형 개발업체들과 은행들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 하락과 부진한 임대 수요 탓에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JLL의 조지프 창 홍콩지사장은 9일(현지시간)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홍콩의 상업용 부동산 자산 가치는 올해 추가로 5~10% 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 가격에 상업용 부동산을 매도하는 것은 실용적이거나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임박한 위기가 주거용 부동산 시장, 특히 고급 부동산 시장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짚었다.
창 지사장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나 소유자의 대다수는 고급 주택도 소유하고 있다"며 "그들이 어떤 이유에서든 은행으로부터 압박을 받게 된다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주거용 부동산을 매각하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JLL에 따르면 홍콩 내 전체 오피스 공실률은 올해 상반기 13.6%로, 직전 6개월 13.2%에서 상승했다. 프라임(최고급) 오피스 임대료는 올 상반기 2.5% 하락했고, 지난 2019년 정점 대비로는 41.4% 떨어졌다.
특히 부동산 개발회사인 엠퍼러 인터내셔널 홀딩스의 고전은 최근 몇 년간 홍콩 부동산 업계가 겪은 부침을 여실히 반영한다는 평가다.
엠퍼러가 2025년 3월 종료된 회계연도에 기록한 순손실은 47억4천만 홍콩달러(약 8천290억 원)로, 전년도 20억4천만 달러에서 손실액이 두 배 넘게 불었다. 엠퍼러는 166억 홍콩달러(약 2조9천억 원)에 달하는 은행 대출도 연체 중이라고 밝혔다. (이민재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의 '전기차 모멘트', 5년 뒤에나 온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보급이 전기차처럼 본격화되는 이른바 '전기차 모멘트(EV moment)'가 향후 5년 내에는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UBS의 필리스 왕 중국 산업 분석가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전기차 모멘트가 5년 안에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며 "향후 5년 내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생산성을 크게 향상하거나 일상을 파괴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왕 분석가는 '전기차 모멘트'를 기술적 병목 현상이 해결돼 5년 만에 판매량이 100만 대에서 1천만대로 급증하는 순간으로 정의했는데, 그는 과대평가된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가 아직은 이러한 전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왕 분석가는 로봇의 두뇌 기술을 제공하는 인공지능(AI)은 아직 초기 단계며, 하드웨어도 성숙하지 않았고 필요한 인프라와 법적 체계, 규제 기준 등이 부족하다고 봤다.
왕은 단기적인 우려에도, 휴머노이드 로봇에 있어서 노인 돌봄과 노동력 부족 등 고령화 사회와 관련된 분야와 글로벌 제조 공급망의 재편에서 점진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휴머노이드 로봇은 자동차 및 전기 장비 제조를 포함한 고도로 자동화된 산업 분야에서 초기에 그 입지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 분석가는 로봇의 평균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70% 이상 하락해야 가정용 로봇 도입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홍경표 기자)
◇위고비 확산에…미국에서조차 '플러스 사이즈' 의류 출시 뚝
체중 감량 약물이 확산하면서 비만 인구가 많은 미국에서도 플러스 사이즈 의류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몸의 다양성(body diversity)이나 내 몸 긍정하기(body positivity)를 중시하던 미국 사회에서도 '마른 몸'이 문화적 유행이 되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9일(현지시간) '플러스 사이즈 의류의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젬픽과 위고비의 확산은 패션 산업이 치수를 줄이는 편리한 핑계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모든 줌 회의는 사람들이 자기 외모를 세세히 분석하게 했다. 플러스 사이즈 분야에 진출했던 일부 브랜드들은 사업 규모를 축소했다"며 "그다음으로 오젬픽과 위고비의 등장은 주요 브랜드들이 플러스 사이즈 의류 분야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기적 같은 일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체중 감량 약물은 많은 사람의 체형을 날렵하게 만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임팩트 애널리틱스가 위고비를 널리 사용한 뉴욕 맨해튼의 상류층 지역인 어퍼이스트사이드를 조사한 결과,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여성용 셔츠의 작은 치수 판매량은 12% 증가했고 같은 기간 대형 치수 판매량은 약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사회에서조차 마른 몸이 유행이 되어가면서 의류업체들은 치수 재고 구성에 변화를 꾀하는 등 가장 먼저 반응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여성 인구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플러스 사이즈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자 작가인 테스 홀리데이는 "이 시점에서 나는 그들이 우리를 벌거벗고 다니게 만들고 싶어 한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홀리데이는 "이제 상황이 나아지거나 의류 브랜드들이 과거처럼 내 몸 긍정하기 같은 말을 홍보 문구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양성과 포용성의 역풍이 불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윤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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