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다시 증시에 충격…"타코 경계해야 할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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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미국 월가에서 '트럼프는 언제나 겁먹고 물러난다'(TACO·Trump Always Chickens Out)는 전망에 근거한 '타코 트레이드'를 이제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뉴욕 주식 시장을 다시 흔들면서다.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에단 해리스는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을 'TATA'(Trump Always Tries Again·트럼프는 항상 다시 시도한다)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는 타코라는 낙관론에 휩싸였던 시장 참가자들이 상황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시기를 맞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전날 뉴욕 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약세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끊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9.13포인트(0.63%) 밀린 44,371.5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0.71포인트(0.33%) 떨어진 6,259.75에, 나스닥종합지수는 45.14포인트(0.22%) 내린 20,585.53에 장을 끝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 35%의 관세, 나머지 국가에도 20% 안팎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위험 회피 심리가 시장을 지배했다.
엔비디아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인공지능(AI) 관련주에는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금융과 헬스케어, 소비 관련 분야에서는 매도세가 번졌다.
이를 두고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결국 또다시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번 주 발표된 관세가 내달 1일부터 적용되면 실효 관세율이 종전의 예상치인 13~14%에서 17~18%로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지난 4월 2일 '해방의 날' 예상치였던 25~30%보다는 낮지만, 미국의 무역 정책이 여전히 유동적임을 상기시켜주는 부분으로, 관세율이 앞으로 더욱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관세율이 더 높아지면 단기적으로 금융정책의 불확실성도 높아질 수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6~7월 물가 지표를 추가로 확인하고 싶다고 언급해왔다.
그러나 신규 관세 변화로 인해 물가 불확실성이 커지면 연준은 금리 인하에 좀 더 신중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관세 정책이 크게 변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하는 한 (정책 판단에 필요한) 명확성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에 미칠 중장기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마누엘 아베카시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관세율이 13포인트 상승하면 장기적으로 미국인의 실질소득이 약 1%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시장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목표인 제조업 리쇼어링에도 현실적인 과제들이 많아 오히려 투자와 거래를 둔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구리채굴 기업 프리포트 맥모란은 최근 관세 관련 조사를 시작한 미국 상무부에 보낸 서한에서 미국 광산의 운영 및 유지에 필요한 비용은 지난해 기준 세계 평균의 3배 이상에 달한다고 밝혔다.
유럽계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빈센트 모르티에는 "타코 트레이드와 관련해 시장에 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쳐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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