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자료사진
美 6월 CPI에 대한 전문가 시각
(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전문가들은 15일(현지시간)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를 두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관망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하회하긴 했지만, 오름폭이 가팔라지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연준이 여름에 미국의 각국에 부과하는 관세율 추이와 이에 따른 물가 영향을 지켜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전달보다 0.3%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에 모두 부합했다.
근원 CPI는 각각 2.9%, 0.2% 올랐는데, 시장 전망치(3.0%, 0.3%)를 0.1%포인트씩 밑돌았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글로벌 채권 및 유동성 설루션 공동 총괄인 케이 헤이그는 "오늘 발표된 CPI는 관세의 초기 영향을 일부 보여줬지만, 전반적으로 근원 CPI는 여전히 억제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헤이그는 "여름 동안 물가 압력이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며, 7월과 8월 CPI 보고서가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며 "연준은 당분간 관망 모드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근원 CPI가 계속해서 온건한 수준을 유지한다면 가을에 연준의 완화 사이클이 재개될 길은 열려 있다"고 부연했다.
CIBC 캐피털마켓의 캐서린 저지는 "기업들이 관세 부과 전 재고를 비축하고 마진에서 일부 비용을 흡수했기 때문에 관세를 물가에 전가하는 것은 아직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그런 재고는 줄어들고 있고, 앞으로 관세가 물가에 전가될 것으로 예상하며, 당분간 연준이 관망세를 유지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미국 채권 전략 총괄인 이안 린젠은 "이번 CPI 보고서가 9월 이전에 연준의 금리 인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린젠은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연준은 이 보고서로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8월 1일로 다가온 다음 관세 부과가 연준을 당분간 관망 상태로 유지하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의 엘리아스 하다드 선임 시장 전략가는 "7월 14일 현재 미국 평균 실효 관세율이 1월 2.4%에서 20.6%로 상승해 19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고려할 때, 최신 CPI 데이터가 관세의 인플레이션 효과를 완전히 반영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하다드는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시기로 진입할 위험에 달러에 큰 부담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최고 글로벌 전략가인 시마 샤는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은 단기적일 가능성이 크지만, 더 높은 관세가 발표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은 적어도 몇 달 동안은 관망세를 유지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메트라이프 투자운용의 글로벌 경제 및 시장 전략 담당 선임 디렉터인 타니 후쿠이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기했다.
후쿠이는 "CPI 구성 요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 구성 요소가 정상화하고 있다"면서 "관세 효과가 일부 보이긴 하지만 심각하거나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알리안츠그룹의 수석 경제 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이러한 수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에 이번 달이라고 금리 인하를 단행하라는 압력을 더욱 가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러한 데이터는 대다수 연준 관계자를 움직이기에는 부족할 것"이라며 "연준은 유럽중앙은행(ECB), 잉글랜드은행(BOE)과 달리 올해 들어 금리 인하 사이클을 일시 중단했으며, 금리 인하 재개를 위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인 피터 카딜로는 "헤드라인 수치에서 일부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스며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데이터는 연준을 구제하고 7월에 동결을 결정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9월에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7월과 8월 수치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노스라이트 자산운용의 최고 투자책임자(CIO)인 크리스 자카렐리는 "오늘 아침 보고서는 대체로 예상치에 부합했으며, 근원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고 설명했다.
자카렐리는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연준은 금리를 인하할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는 9월에 조기 인하도 가능하다"면서 "후속 보고서가 다른 이야기를 보여준다면 연준은 더 오랫동안 관망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넥스 자산운용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브라이언 제이컵슨은 "관세가 데이터에 나타나고 있지만, 많은 사람이 우려했던 것처럼 파괴적인 수준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제이컵슨은 "소비 바스켓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비스 부문에서 인플레이션 가속의 신호가 거의 없다"면서 "관세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우려했던 것만큼 또는 기계적으로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jwchoi@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