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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링룸 르포] "던이요!"…하나銀, 전자거래 활황에도 쉼없는 '쿼트'

2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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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

하나은행 제공

하나 FX 트레이딩(HANA FX TRADING) 화면

연합인포맥스

[딜링룸 르포] "던이요!"…하나銀, 전자거래 활황에도 쉼없는 '쿼트'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던(Done)이요!"

오후 3시,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 짧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딜링룸을 울렸다.

정규장 마감을 앞둔 시간에도 기업 담당 딜러(콥딜러)의 육성 쿼트(Quote)에 외환(FX) 트레이더들은 귀를 바짝 기울였다.

"72 비드!", "75 오퍼!"

먼 자리에 앉은 콥딜러의 쿼트는 각 트레이더의 자리에 놓인 스쿼크박스(Squawk box)를 타고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스피커를 통해 쿼트가 들리는 순간. 트레이더의 손가락은 망설임 없이 딜링 전용 키보드의 '비드', '오퍼' 버튼을 눌렀다.

순식간에 수십억원 단위의 거래가 체결됐지만, 그의 표정에는 일말의 동요도 없었다. 숨을 멈춘 듯한 긴장감 속에서 그는 본능적으로 거래에만 집중했다.

또 다른 트레이더 역시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눈앞 8개의 모니터 중 한 화면에서 전용선(API)으로 연결하는 전자거래플랫폼 거래의 실시간 체결상황을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구조개선이 시행된 지 1년. API와 전자플랫폼(eFX)이 서울외환시장의 지형을 바꾸면서 인간의 전화(보이스)와 컴퓨터의 외환 거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

외환딜러들의 움직임도 그만큼 더 신속하고 정교해졌다.

하나은행 FX플랫폼사업부의 딜러들은 수십 개의 환율 차트와 API 플랫폼 화면을 쉴 새 없이 살피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하나 인피니티 서울(Hana Infinity Seoul)'의 미디어월을 통해 하나은행의 eFX 고객용 화면도 살펴볼 수 있었다.

하나은행 FX플랫폼사업부는 지난 2020년 5월 기업고객 전용 비대면 외환거래 eFX인 '하나 FX 트레이딩(HANA FX TRADING)'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출시 4년 만인 현재에는 야간, 휴일 포함 365일 24시간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하나은행 eFX는 최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다크모드 디자인으로 개편했다.

환율 변동을 시스템에 즉각 반영해 쿼트에서 발생하는 시차의 한계를 극복했고, 1달러 단위 거래도 가능하게끔 구성했다.

심정욱 하나은행 FX플랫폼사업부 차장은 16일 "외국인의 원화 투자 수요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는 국내 금융권이 더욱 적극적으로 전자거래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차장은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전자거래 비중이 높게 유지된 역사가 오래되어 왔다"며 "이제는 한국 원화시장의 국제화와 함께 자연스럽게 전자거래 영역도 커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싱가포르나 홍콩처럼 FX거래의 기본이 전자거래시스템이 될 수 있도록 개발에 힘쓰는 한편, 채권·주식·부동산 등 원화 자산의 매력도가 커져야 외국인의 플로우(flow)가 시장에 활발히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심 차장은 미국 뉴욕장 시간과 맞물린 야간 딜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근간이 되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한국의 밤시간에 발표되다 보니, 이에 따른 환율 변동성을 고려해 야간 거래를 더 선호하는 고객들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심 차장은 " 최근 달러-원 환율이 매일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따라 방향성뿐만 아니라 변동성도 커지는 경우가 잦다"며 "전자거래를 통해 24시간 하나은행의 차원 높은 서비스를 더욱 가깝게 접하도록 해드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 예정인 점, 최근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외국인의 원화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전자거래가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24시간 땀 흘릴 것"이라고 심 차장은 덧붙였다.

딜링룸 관계자는 "무엇을 상상하든 더욱 고도화된 기술력을 고객분들에게 보여드리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IB(투자은행)와 어깨를 견주기 위해 젊은 외환딜러들이 IT 개발자들과 협력해 다양한 생존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딜링룸에서는 수십 명의 콥딜러, 트레이더, 개발자들이 부서 간 벽을 허물고 단단한 '원 팀'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의 24시는 오늘도 환율이라는 심장 박동을 따라 또렷히 살아 숨 쉬고 있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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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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