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담보는…"단기 국고채 필요성" 제기
스테이블코인, 미국채 중장기 금리 영향 거의 없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 논의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이에 어떤 자산을 담보로 발행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한국 정부는 2년 이상의 국고채만 발행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처럼 스테이블 코인의 담보로 활용할 짧은 만기의 국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MMF는 금융시장의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담보로 활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 있다"며 "통화안정증권의 경우 한은의 유동성 조절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점에서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 부채 규모를 기준으로 삼는 미국과 달리 현재 한국은 매년 국채 총발행 금액을 기준으로 한도를 설정하기 때문에 단기 국고채 발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한국 정부의 부채 부담 역시 커진 상황에서 최근 단기국채 발행 논의도 재등장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자본시장연구원에 의하면 한국은행의 유동성 조절 규모가 지속해 줄어들면서 이전과 달리 단기 국고채 도입에 따른 통안증권과의 경합 가능성도 크게 낮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그는 "시기가 잘 맞아떨어진 만큼 원화 스테이블 코인 산업이 탄력을 받는다면 의외로 단기 국고채 발행에 대한 논의도 조금 더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스테이블 코인 발 국채 수요는 단기물 금리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스테이블 코인의 담보로 활용되는 미국채 규모는 1천300억 달러 추산된다. 전체 미국채 발행량의 0.4% 수준이다.
정부는 2028년까지 스테이블 코인 시장 규모가 2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미국채 담보 비중을 1조5천억 달러로 가정하면 미국채 발행량 중 스테이블 코인 발 수요는 지금보다 약 4%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가 2조 달러로 커지면 3개월 T-bill(초단기 국채) 금리를 6.2bp~7.8bp만큼 하락시킬 수 있다.
이 연구원은 "반면 2년물과 5년물 금리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보이지 않았고 10년물 금리는 하락했지만, 그 정도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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