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금리가 4%'…서학개미, 美채권 투자 벌써 작년치 90% 육박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올해 들어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17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보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는 결제 기준 전일까지 미국 채권을 69억9천900만 달러 순매수했다. 한화로는 9조7천억 원에 달한다.
벌써 작년 한 해 순매수액(77억7천600만 달러) 대비 89.8%에 이른다.
현재 추세라면 연간 미국 채권 순매수 규모는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신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소위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주식에 이어 채권까지 투자액을 대폭 늘리면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서학개미는 상반기 중 매월 미국 채권을 순매수했다. 월별로 작게는 7억 달러대(1월)에서 많게는 15억 달러대(5월)까지 사들였다.
이러한 미국 채권 투자 열풍은 대내외 금리 상황을 고려해 해석할 수 있다.
연초부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전망이 이어지면서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 차익을 노린 채권 투자 기대감이 커졌다.
절대적인 금리 레벨은 서학개미의 투자 심리를 키웠다.
연초부터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는 상단 기준 4.50%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준금리는 연초 3.00%에서 현재 2.50%로 낮아지면서 금리 차이는 2%P(포인트)로 벌어졌다.
이 밖에도 올 상반기 미국 주식시장 부진과 변동성 국면이 겹치면서 안전자산인 채권 투자 유인도 유효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채권은 단기 금리가 4%를 넘는다"며 "쿠폰이자 수준이 높은데 여기에 자본차익 기대감도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개인이 미국 채권 현물을 사는 건 물론, 펀드와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해 채권 투자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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