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BTS와 함께 '최초'의 기록을 써 내려갔던 방 의장은 엔터테인먼트 창업주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찰 고발이라는 또 다른 '첫' 사례를 남겼다.
방 의장을 4조원대 주식 부자로 만든 빅히트의 기업공개(IPO)가 5년 만에 발목을 잡았다.
문제는 상장 전 이뤄진 언아웃 구조의 주주 간 계약이다. 방 의장은 기존 투자자에게 IPO 계획을 숨기고, 회사의 임원이 만든 사모펀드로 지분을 넘기게 했다.
방 의장의 도움으로 지분을 넘겨받은 사모펀드들은 신생 PE임에도 큰 수익을 냈고, 그 일부를 방 의장에게 '인센' 형식으로 제공했다.
회사 측은 통상적인 언아웃 계약이며, 만약 IPO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방 의장이 PE의 모든 지분을 가져오는 풋옵션 조건을 걸었다고 했다. 방 의장이 회사 대신 2천억원가량의 주식을 매입해와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된 만큼, 개인에 대한 보상 또한 적합하다는 식이다.
통상 상장 전 투자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리스크에 대한 안전판을 만들기 위해 매도측과 주주 간 계약을 맺는다.
차이가 발생하는 점은 '현금 지급' 여부다. 투자자가 경영진과 맺는 계약에서는 대부분 주식 옵션을 대상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일정 성과 조건에 따라 투자자의 지분의 일부를 사전에 정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최대 주주가 사 올 수 있도록 조항을 거는 사례가 통상적이다. PE는 방 의장에 수익금 자체를 공유하는 방식을 택했다.
또 다른 차이는 구주주와 신규주주의 관계성이다. 상장 전 하이브의 주식은 기존 투자자에서 투자에 새롭게 참여한 PE로 넘어갔다. 주식 양수도에서 활용되는 통상적인 언아웃 계약이었다면, 신규 주주에 지분을 넘긴 구주주가 성과 초과 달성에 따른 수익을 공유 받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이번 건에서 신규 주주의 수익은 하이브의 최대 주주로 향했다.
최근 IPO 과정에서 주주 간 계약이 드러나지 않아 상장 시기가 밀렸던 도우인시스의 사례가 통상적인 언아웃 계약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방 의장의 사례와는 다른, 구주주와 신규주주 간의 수익 공유 형태다.
도우인시스의 최대 주주는 뉴파워프라즈마로, 이곳은 삼성벤처투자 산하의 신기술조합으로부터 주식을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상장 후 최대 주주가 지분을 매각해 일정 주당 단가를 넘어설 경우, 초과분의 일정 부분을 구주주인 신기술조합에 지급한다.
언아웃 계약이 시장의 관심을 끌게 된 건 2020년대 초반이다. 게임업계가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던 시기, 국내 대형사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의 딜을 진행했다.
게임의 작품성은 회사가 가장 잘 알기에, 이 시기 대형 게임사는 IB를 따로 끼지 않고 피인수기업의 창업주와 직접 계약을 논의하고, 성사시켰다.
이때 적극적으로 활용된 게 언아웃 계약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크래프톤의 언노운월즈 인수, 넷마블의 스핀엑스 인수다.
마찬가지로 크래프톤의 경우 5년 전의 계약이 최근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크래프톤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첫 M&A를 단행했다. 크래프톤은 5억달러(한화 약 5천800억원)을 들여 언노운 월즈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크래프톤은 언노운 월즈의 개발력을 확인한 작품 '서브노티카'의 후속편을 올해까지 개발해 출시하기로 했다. 이후 매출 목표를 달성할 경우, 언아웃 계약에 따라 인수 대금을 추가로 납부한다. 이 금액만 당초 인수 금액의 절반인 2억5천만달러(약 3천400억원)에 달한다.
다만 개발 일정이 지연되자, 창업자는 크래프톤이 언아웃에 따른 보상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게임 출시를 방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 측은 이미 언노운월즈 창립 멤버를 개발 일정 지연 및 태만으로 해임한 교체한 상태다. 창업자는 후속작의 개발이 마무리됐다고 주장하지만, 회사 측은 콘텐츠가 기대치를 채울 만큼 충분하지 않았다고 본다. 서브노티카 및 언노운월즈의 브랜드 평판을 훼손할 작품을 무리하게 출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