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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 부인과 AI가 바꿔놓은 환시…"거래 규모, 플라자 합의 이후 50배로"

2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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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 부인과 AI가 바꿔놓은 환시…"거래 규모, 플라자 합의 이후 50배로"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선진국들이 협력해 달러 강세를 완화하기 위해 체결한 1985년 9월의 플라자 합의 이후 올해로 40년이 됐다.

28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플라자 합의 이후 "'와타나베 부인'이라 불리는 일본의 개인 투자자들, 그리고 인공지능(AI) 등 시장 참여자의 다양화가 진전되는 한편, 정보전의 과열로 시장 변동성도 커졌다"며 지난 40년간 외환 시장을 분석했다.

1990년대부터 딜러로 활동해 온 시티그룹 증권의 호시노 아키라 시장 부문장은 "중앙에 있는 은행을 고객들이 위성처럼 둘러싸는 구조는 이미 무너졌다"며 "은행 간 시장을 중심으로 한 위계적인 시스템은 지나갔고 지금의 시장은 더 평평하고 개방적이며 직접적인 구조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인위적 시장에서 정보전의 무대로

플라자 합의 당시, 세계화가 막 시작되던 시기의 외환시장은 다소 인위적인 시장이었다. 각국 당국의 시장 개입 관측 등으로 시장이 크게 움직이면 은행 딜링룸에는 전화가 빗발치고 고성이 오가는 풍경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40년이 지난 지금 딜러들은 주로 모니터로 거래한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 외환 딜러 오카다 유스케 선임 조사역은 "시장이 급변할 때 딜링룸은 오히려 조용해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 바로 거래 규모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22년 4월 기준 외환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액은 약 9조 8천400억 달러였다. BIS 조사가 시작된 1986년(약 2천60억 달러)과 비교하면 약 50배로 증가한 셈이다.

◇'와타나베 부인'과 '알고리즘'의 등장

그 배경에는 금융 제도 개혁에 따른 시장 참여자 다변화도 있다.

1998년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이 개정된 후 등장한 와타나베 부인, 즉 외환 마진거래(FX)를 하는 일본의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의 주된 플레이어로 부상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일본 자금의 대표라 하면 생명보험회사(생보)나 수출입 기업 등 실수요자가 중심이었다.

금융선물거래업협회에 따르면, FX 투자자들의 2024년 거래액은 1경 3천802조 엔에 달하며, 이는 도쿄 외환시장 전체 자금 흐름의 20%를 차지한다. 올해 1∼6월 거래액도 이미 7천439조 엔에 달한다.

또한 이들은 시장 흐름에 반하는 '역추세 매매(역방향 포지션)'를 통해 일방향 급등락을 막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한편 최근 들어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마주하고 있는 상대는 AI 기반의 자동 주문 프로그램, 즉 '알고리즘 거래'다.

알고리즘 거래는 뉴스 헤드라인이나 중앙은행 홈페이지에 공개된 성명서 문구 등을 실마리 삼아 자동매매를 작동시킨다.

◇알고리즘이 만드는 '게릴라성 급등락'

특히 단기 매매를 반복하는 헤지펀드들은 알고리즘을 적극 활용하며 초고속 거래 경쟁을 부추긴다.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성행하게 되면서 마치 게릴라성 집중호우처럼, 짧은 시간 안에 격렬한 가격 변동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한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알고리즘은 인간과 달리 매수·매도에 주저함이 없고, 중요하지 않은 헤드라인에도 과잉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알고리즘이 시장 재료를 잘못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23년 7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결정회의 당시, 알고리즘은 '금융완화 지속'이라는 문구에 반응해 엔화 매도를 감행한 바 있다.

하지만 점차 주목받은 건 YCC(수익률곡선제어)의 운용 유연화였고, 시장 참가자들은 엔화 매수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과 1분 만에 환율이 3엔이나 급변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각국 공조를 통해 달러 강세를 시정하는 '제2 플라자 합의'가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전 플라자 합의 당시와는 완전히 바뀐 현재의 외환시장에선 의구심이 크다.

모로가 아키라 아오조라은행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인위적인 환율 조작은 이제 비현실적이다"라고 지적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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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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