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센' 상법 개정안 與 주도로 법사위 소위 통과(종합2보)
집중투표제 의무화·감사위원 분리 선출 포함
민주 "충분히 논의" 표결 강행…국힘 "일방 처리에 유감"
내달 1일 법사위 전체회의서 처리 예정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용민 소위원장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열린 상법 추가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의하고 있다. 2025.7.11 kjhpress@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28일 여당 주도로 소관 상임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의·의결했다.
상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민주당 의원 5명 전원 찬성으로 안건이 통과됐다.
개정안은 대규모 상장회사의 경우 이사 선임과정에서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고 분리선출되는 감사위원인 이사의 수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회사 이사를 선임할 때 주식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이사 3명을 선임할 때 1주를 가진 주주도 3표를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게 해 소액주주의 결정 권한을 강화한다.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는 대주주의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해 주주총회에서 다른 이사들과 분리 선출하는 대상을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3일 여야 합의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헀지만, 민주당은 집중투표제 강화 등이 포함된 '더 센' 상법 개정을 예고하고 이날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를 이어갔다.
법안심사1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법안심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상법 개정과 관련해서 총 7번의 소위원회를 열었고 2번의 공청회를 했다"며 "충분히 오랜 시간 논의했고 더 이상 늦출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오늘 (상법 개정안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권 하에서 정부가 나서 주가를 조작했던 혐의로, 삼부토건 주가조작 혐의로 장관까지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한 것이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불투명과 코리아 디스카운트를(국내 증시 저평가) 만들어내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자본시장의 공정성, 투명성 확보를 통해서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공정하게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안심사 소위에서는 국민의힘 김성원·구자근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상법 개정안도 상정됐지만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계류됐다. 개정안에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신주인수선택권 도입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계류된 법안 2개는) 추후 심사하는 것으로 정리됐다"며 "나라마다 기업이 처한 현실과 주식 시장 투명도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서 판단해야지 다른 나라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제도를 도입했으니 우리도 해야 한다는 식으로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고 짚었다.
법사위는 오는 8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날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을 상정해 처리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국민의힘 법사위원인 장동혁(가운데), 곽규택(왼쪽), 조배숙 의원이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원회에서 여당의 주도로 상법 추가 개정안이 통과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7.28 hkmpooh@yna.co.kr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며 크게 반발했다.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장동혁 의원은 "이미 개정된 상법 개정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보고 추가 개정을 논의하자고 했지만, 민주당이 일방 통과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강화된 '3%룰'이 (국회 본회의에서) 이미 통과된 상황에서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집중투표제 강화까지 더해지면 외국 자본에 우리 기업의 경영권이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지난 번 공청회에서도 보완 조치가 없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공통 진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지금 관세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경제계 우려가 심각하고 거의 공포에 가까운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는 법인세를 인상하고 노란봉투법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외부에서 미사일이 날아오는데 안에서 계속 자폭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베네수엘라 등에서 상법이 여과없이 통과됐을 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기업이 외국으로 탈출하는 현상이 우리의 현실이 될 수 있다"며 "민주당의 일방적인 상법 추가개정안 통과에 대해 국민의힘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위원들은 강력하게 유감을 표시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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