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美·EU 무역 합의에 5월 이후 최대 상승…"안전자산으로 회귀"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 합의 이후 달러화가 강하게 상승세를 나타낸 가운데 유로화 낙폭이 두드러졌다. 투자자들이 유럽 및 전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관세 영향을 우려하며 안전자산인 달러로 몰리면서다.
29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유로-달러 환율은 뉴욕 금융 시장에서 하락해 한 때 1.15851달러까지 내려섰다. 일일 낙폭은 1.3%로 지난 5월 12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셈이다.
달러 인덱스는 98.680까지 오르며 1% 이상 급등했다. 이는 5월 초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수준으로 월간 기준으로 올해 첫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무역 협상에서 합의에 도달했지만, 독일과 프랑스의 정치 및 경제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미국과 EU 간 합의에 따르면, 미국은 EU에 부과하던 상호 관세 및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EU는 미국에 6천억 달러(약 834조 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미국은 애초에 EU에 대해 30%의 관세를 제안했으나, 최종적으로 크게 완화된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이 합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8월 1일 협상 마감 시한 직전에 타결돼 무역 전쟁의 격화는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부 회원국 지도자들로부터는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이번 합의가 "우리나라와 유럽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했다"며 "이번 결과는 우리를 만족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 또한 "유럽에 있어 암울한 날(dark day)"이라며 EU가 미국에 "복종했다(submission)"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혼란에 최근 달러 약세 흐름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뉴욕에 본사를 둔 일본계 은행 외환 딜러는 "미국 정부가 일본과 EU 등 주요 무역 파트너들과 합의를 끌어내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면서도 "자금이 다시 달러로 회귀하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 소재 금리 및 채권 부서 딜러는 "여름 휴가를 떠나는 트레이더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이미 시장 참여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기존 포지션을 정리하며 방향성을 갖고 거래할 만한 분위기가 아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웰스파고의 전략가 아루프 채터지는 "이러한 비대칭적인 '합의'들을 감안할 때, 실제 관세가 세계 경제 성장에 부정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 당국자들은 관세 유예 조치를 8월 중순 이후로 연장하기 위한 이틀간의 협상 중 첫날 일정을 마무리 지으며, 무역 관련 일부 우려를 완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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