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리스크에 급등한 달러-원, 1400원선 앞두고 반락하려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한미 무역협상을 둘러싸고 관세 리스크에 달러-원 환율이 급등했음에도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원화 강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일 야간 연장거래에서 1,390.80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빅피겨인 1,400원선을 불과 10원 앞둔 레벨이다.
◇달러-원 환율, 1400원선 앞두고 반락하려면
달러-원 환율이 1,400원선을 눈앞에 두고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달러 약세와 함께 원화 강세 요인이 뒷받침돼야 한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관세 불확실성 해소와 국내 증시 호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인하 등을 환율 하락 변수로 꼽았다.
특히 관건은 오는 8월 첫째 주를 기점으로 상호관세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지 여부다.
관세 리스크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외환시장이 안도 랠리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국내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일지도 주목할 변수다.
코스피는 전일 삼성전자가 테슬라로부터 대규모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했다는 소식에 '7만 전자'를 회복하면서 3,200선을 유지했다.
7월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7천억원 이상 누적 주식 순매수를 기록했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우리나라가 15% 관세를 적용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면서도 "이를 위해 GDP 대비 얼마나 큰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해야 할지 봐야 할 텐데 관세가 확정되면 안도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원 환율이 높아져 계속 달러를 매수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코스피에 유입되는 역외 플로우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이 금리인하를 한국보다 먼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예전처럼 환율이 치솟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짚었다.
또 다른 은행 딜러는 "미국 관세 협상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됐다는 점에서 원화 약세가 두드러질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이번달은 꾸준히 환율이 상승장을 보였던 만큼 크게 꺾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봤다.
다만, 그는 "장이 얇은 상태에서 1,390원대로 환율이 다시 오른 만큼 상단이 일부 제한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유럽, 미국과 관세 15% 확정 후 엔, 유로 약세
다만,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의 무역 협상에서 관세 15%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해당 통화들이 약세를 면치 못한 점은 환율 하락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특히 유로화는 전일 1.177달러대에서 1.158달러대로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로 관세율을 낮췄지만 기존에 무관세 또는 2.5% 수준이던 관세가 추가로 부과되는 데다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한 점도 유로 약세로 이어졌다.
일본도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마쳤지만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24일 장중 저점인 145엔대에서 이날 148엔대까지 올랐다.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이 8월 1일 종료 시한을 앞두고 연달아 타결되고 있지만 외환시장은 미국에 유리한 협상 구도에 주목하고 있다.
한미 무역협상 역시 이달 안에 본격적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마스가'(MASGA)라는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등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하루 전인 오는 31일에 각각 베선트 재무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을 만나 무역협상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협상도 본격화됐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제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열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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