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도체 지속 성장하려면 팹리스 스타트업 육성해야"
작년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 2%…미국(72%)·대만(8%)
국내 팹리스 42.6%가 특허 보유…허약한 생태계가 문제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팹리스 스타트업'을 육성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메모리 중심 구조가 굳어진 탓에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은 경쟁국에 한참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30일 발표한 '팹리스 스타트업 활성화 및 수출 연계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작년 기준 2% 수준으로 나타났다.
압도적 1위 미국(72%)은 물론, 대만(8%), 일본(5%) 등과도 차이를 보였다.
반도체 수출 역시 메모리(62.2%)에 편중돼 있다. 시스템 반도체는 절반 수준인 33.7%에 그쳤다.
[출처:한국무역협회]
보고서는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으로 시스템 반도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은 경쟁국에 한참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메모리 반도체 일변의 산업 구조를 해소하고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팹리스 스타트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짚었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맞춤형 설계에 특화한 팹리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약 1천600여개의 팹리스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팹리스 스타트업들은 설계 기술 측면에서 높은 잠재력을 평가받았다.
글로벌 기업정보 플랫폼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의 42.6%가 특허를 최소 1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68.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프랑스(40.9%)와 일본(36.8%), 캐나다(34.1%) 등을 앞섰다.
하지만 보고서는 팹리스 관련 국내 생태계가 아직 허약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 세계 팹리스 스타트업 가운데 한국 기업 비중은 3.8%로, 중국(35.5%)과 미국(20.2%)에 크게 뒤처졌다.
[출처:무역협회, 크런치베이스]
또한,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의 약 95%가 아직 초기 투자 단계에 머물러 있어 본격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특허 등록은 활발했지만 상용 제품 개발이나 수출 실적으로 이어진 사례가 많지 않았다.
보고서는 팹리스 스타트업 활성화 및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산업 기반 조성과 수출지원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산업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예산 창구 단순화 및 반도체 펀드 팹리스 쿼터 확보, 툴 라이센스 지원, 팹리스 기술가치 평가 자문 지원 등을 제시했다.
또한 수출 행정 부담 축소와 지원 확대를 위해 자율 준수 무역거래자 요건 완화와 간접수출 인증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내 팹리스·파운드리 간 연계를 강화해 국내 제조 기반 및 수출 경쟁력을 활성화하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허슬비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기술적 잠재력이 충분한 우리나라 팹리스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선 정부가 생태계를 조성하고 장기적으로는 민간 주도의 자율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신경망처리장치(NPU)와 엣지(소형) 디바이스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역량을 키운다면 글로벌 경쟁에서도 충분히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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