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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억弗 대미투자펀드는 '캐피탈콜'…"日 분석해 규모 확 줄였다"

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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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억弗 대미투자펀드는 '캐피탈콜'…"日 분석해 규모 확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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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2천억달러라는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제안해 타결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이 미국에 제시했던 투자 펀드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1일 용산 대통령실 긴급브리핑에서 대미투자펀드 조성과 관련, "우리가 일본 펀드 딜을 정말 정밀하게 분석했고, 나와있는 모든 정보를 양쪽에서 얻으려고 했다"며 "외교 라인이 이시바 일본 총리를 통해 추가로 (정보를) 듣고 정말 많은 분석을 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관세 협상단은 미국 정부 측과 한미 전략산업 협력에 기반한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중 1천500억달러는 조선업 전용 펀드이고, 나머지 2천억달러는 반도체, 원전, 이차전지 등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에 대한 대미투자펀드다.

이른바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로 이름붙인 조선업 협력 펀드를 제외하면 미국이 주도권을 갖는 대미투자펀드 규모는 2천억달러에 그친다.

이는 앞서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이 제시한 5천500억달러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규모다.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유사한 수준임을 고려하면 미국과의 관세타결을 위해 양국이 제시한 투자펀드 규모만으로만 보면 우리 정부의 성과로 볼 여지도 있다.

김 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2024년 기준 무역 흑자는 규모가 유사하다. 미국 통계 기준으로 한국은 660억달러 흑자, 일본은 685억달러 흑자"라며 "우리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 펀드 1천500억달러를 제외한다면 우리의 펀드 규모는 2천억 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실장은 "저도 한 펀드 하는 사람이지만, 금융위원장도 와서 머리를 맞대고, 통상 변호사도 동석하는 등 많은 정보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안전장치를 훨씬 많이 포함시켰다"며 "정말 (일본을) 많이 분석해 얻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2천억달러로 조성되는 대미투자펀드는 사실상 캐피탈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운용된다.

캐피탈콜 방식은 한꺼번에 총액을 모아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조성한 뒤, 필요할 때마다 건건이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펀드의 투자 한도에 해당하는 2천억달러 역시 직접투자보다는 보증과 대출 등 간접적인 금융 지원이 대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무역보험공사나 수출입은행 등을 통한 대출과 보증, 특히 보증이 제일 많을 것 같고 직접투자 비율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쿼티 투자 비중이 현저히 낮은 상태에서 국내 정책금융기관 중심의 보증과 대출이 주를 이룬다면, 미국은 우리나라에서 돈을 빌려 자국에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2천억달러로 조성되는 펀드의 성격을 일종의 캐피탈콜로 비유한 것 역시 한도 기반으로 펀드가 운용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일본의 사례가 참고가 되서 관련 디테일을 비망록에 다 적어뒀다"며 "정확한 (투자) 규모는 아무도 모르고, 모호한 게 좋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에서 한국이 조성하는 대미투자펀드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가기로 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서는 '논박할 생각이 없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다만 김 실장은 "이번 딜은 구체적인 부분을 서로 논의를 더 깊게 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간다는 것도) 일본에서 나온 표현인데 우리도 그 부분을 논의했고, 질문도 많이 했지만 그것 보다는 조금 다른 식으로 저희가 비망록에 정리를 했고, 이는 공개할 수 없다. 우리의 이해나 우리의 기대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펀드 구조가 특정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익의 90대 10이라는 것은 합리적으로 토론하기 쉽지 않다. 다만 팩트시트에 기반에 저희가 토론하기로는 재투자의 개념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펀드 설정 과정에서 '리스크 프리'라는 이야기를 계속 한다. 이는 계속 거기(펀드에) 머물러야 된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며 "미국이 사업의 딜을 소싱하고 구매 보증을 해 줘서 사업이 이익이 나면 계속 머물러서 우리 기업이 계속 참여하는 것도 괜찮다, 이렇게 이해를 했다"고 덧붙였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김용범 정책실장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31 hihong@yna.co.kr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질의응답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5.7.31 hihong@yna.co.kr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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