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타결] '209조' 조선 협력…K-조선, 韓·美 관세협상 타결 최대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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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우리나라 조선업이 최대 수혜 산업으로 떠올랐다.
3천500억달러의 대미(對美) 투자금 중 조선업의 협력 규모가 1천500억달러(약 209조원)에 달해 조선업이 향후 한미 경제 협력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뒤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3천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중 43%에 달하는 1천500억달러가 조선 협력에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통상 합의에 포함된 3천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는 양국 전략산업 협력의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며 "특히 이 중 1천500억달러는 조선 협력 전용 펀드로 우리 기업의 미국 조선업 진출을 든든하게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 협력은 협상 과정에서부터 이미 관세율을 낮출 수 있는 우리나라의 핵심 카드로 관심을 모았다.
우리나라 정부와 조선업계는 미국에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라는 이름을 붙인 수십조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표적 정치 구호인 마가(MAGA)에 '조선업'을 뜻하는 'Shipbuilding'을 더한 이름으로, 이 프로젝트는 한국 민간 조선사들의 대규모 미국 현지 투자와 이를 뒷받침할 대출·보증 등 금융 지원을 포괄하는 패키지로 구성됐다.
애초 우리나라는 한화로 수십조원에 해당하는 수백억달러 규모를 제시했으나, 막상 받아 든 결과는 수십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209조원이었다.
미국은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위해 자국의 조선업 재건을 간절히 원하고 있지만, 조선업 재건을 위한 수많은 하청업체와 원자재 조달 라인 등 생태계가 부재해 자체적인 산업 복원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향후 우리나라는 미국이 필요로 하는 산업 생태계와 기술을 제공하고, 미국의 상선·군함 건조와 유지·보수·운영(MRO) 사업에서 이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미국과의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천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세계 최고의 설계·건조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 조선 기업과 소프트웨어 분야의 강점을 보유한 미국 기업이 힘을 합한다면 자율 운행 선박 등 미래 선박 분야의 시너지 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상 타결로 한화오션[042660]과 HD현대[267250], 삼성중공업[010140] 등 국내 대표 조선사들이 미국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가장 적극적인 한화는 김동관 부회장이 이미 지난 28일 미국으로 출국해 마스가 프로젝트의 구체화 등 협상 타결을 위해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는 지난해 12월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를 1억달러(약 1천400억원)에 인수했고, 미국 앨라배마·캘리포니아에 조선소가 있는 호주 조선·방위산업체 오스탈의 지분도 매입했다.
필리조선소에는 한화오션에서 파견된 전문 강사 50명이 직접 미국 인력을 교육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329180]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 4월 '첨단 조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미국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는 6월 '상선 건조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HD현대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 미시간대-서울대와 함께 조선 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공동연구·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관계자는 "정부 발표로 투자 규모가 나왔지만 아직 구체화 단계가 아니다"라며 "향후 투자 계획이 구체화 되는 대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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