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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고용지표 조작될 여지…연준, 통화정책 압박받을 것"
"새로운 인물로 통계 현대화해야…경제 모멘텀 약할 가능성 시사"
"트럼프, 연준에도 불만…투표 결과, 당파적으로 나뉘어"
(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4일(현지시간) "경제학자로서 내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고용 데이터가 매우 신뢰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해싯 위원장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지난주에 발표된 수정 수치를 보고 '이건 오타겠지'라고 생각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1일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7만3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아울러 노동부는 5월(14만4천→1만9천명)과 6월(14만7천→1만4천명)의 고용도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5월과 6월 합산 조정 폭만 25만8천명에 달한다.
발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통계에 불만을 품고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통계국(BLS) 국장을 해임했다.
해싯 위원장은 "응답률 저하도 원인 중 하나일 수 있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각을 가진 인재들이 들어가서 고용 관련 데이터를 현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데이터는 투명해야 하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시장이 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반이 돼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수정 수치가 원래 발표 수치보다 크다면 그건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싯 위원장은 "우선, 이 수치들은 정치적으로 조작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왜냐하면 너무나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해싯 위원장은 "고용지표를 산출하는 시스템이 마치 블랙박스처럼 작동하고 있어, 시스템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영국도 비슷한 상황을 겪은 적이 있다"면서 "몇 년 전, 영국은 데이터 기관을 한 달 정도 아예 폐쇄하고 전면 재정비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전 대통령인) 조 바이든에게 유리하게 나온 엄청난 고용 수치가 있었는데, 그가 대선에서 중도 하차한 이후 약 100만개의 일자리가 갑자기 사라졌다"면서 "정치인들이 어떤 수치를 보고 의문을 품는다면 그건 투명성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싯 위원장은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50년 동안 가장 큰 폭의 수정 수치가 발생했다면, 왜 그 일이 벌어졌는지를 아주 투명하게 설명할 책임이 있다"면서 "수치가 어떻게 계산됐는지, 수정은 정확히 어디서 나왔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어떤 조처를 해야 할지를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주 유능하고 새로운 시각을 가진 인재들을 그 자리에 투입할 것"이라며 "문제를 처음부터 새롭게, 철저히 들여다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해싯 위원장은 "대통령이 좌절을 느끼는 대목은, 다른 나라는 금리를 인하했는데, 미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며 "BLS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은 여기에 어떤 정치적 계산이 개입된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연준의 투표 결과를 보면 당파적으로 나뉘는 양상이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연준 독립성을 오랫동안 지지했지만, 이런 식으로 설명 없이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고용시장에 대해서는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해싯 위원장은 "하지만 잊지 말아달라, 이 수치는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의 수치"라며 "우리는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번 고용지표 수정치가 사실이라면, 생각보다 경기 모멘텀이 약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연준 내 반대 의견을 냈던 이사들이 이런 상황을 미리 감지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결과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재정비해야 할 압박을 더 키우고,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우려가 옳았다는 점을 증명하는 셈"이라고 했다.
차기 연준 이사 인선에 대해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주도해서 관리하고 있다"면서 답변했다.
해싯 위원장은 오는 7일 상호관세 발효 이전에 "몇 가지 합의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가 무역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이다.
그는 "상호 관세 조치가 발효된 이후에도 협상은 계속될 것이며, 이후에도 더 많은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호관세율의 조정 가능성이 대해서는 "관세 문제는 해결됐다고 봐도 좋다"면서 잠정적으로 조정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물론, 어떤 나라가 김국 국민에게 정말 좋은 협상안을 가지고 트럼프 대통령을 찾아온다면 대통령은 당연히 경청할 것"이라며 "하지만, 대체로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의 시기는 이제 지나갔다"고 평가했다.
해싯 위원장은 "우리는 이미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국가와 무역협정을 체결했으며, 나머지 절반과도 추가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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