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전반 신용 하락 압박 지속…정비사업 등 안전 비용 주목"
"석유화학, 신용도 방어 위해선 수조원 수준의 채무 감축 필요"
"車 업종, 25% 관세 장기화시 현대차·기아 수익성 타격"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한국기업평가가 주요 그룹 중 HD현대[267250]그룹에 대해 뛰어난 투자 성과와 재무 안정성을 바탕으로 향후 사업 환경이 우호적이라고 판단했다.
롯데그룹의 경우 수익성과 재무 부담 개선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국기업평가는 18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불확실성의 뉴노멀 앞에서 길을 묻다'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 "HD현대, 재무 탄탄하고 조선업 수혜…롯데, 재무 부담 주목"
유준기 전문위원은 이 자리에서 주요 그룹사의 투자 성과와 재무 안정성을 분석해 향후 사업환경에 대한 경기 대응력을 점검했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그는 HD현대그룹이 투자 성과와 재무 안정성이 뛰어나고, 포트폴리오에 가지고 있는 사업의 업황도 우수하다고 봤다.
HD현대그룹의 사업환경 점수는 주요 그룹사 중 가장 높은 5.3점을 기록했다. 한기평이 유일하게 긍정적 전망의 업종으로 꼽은 조선업에 대한 사업 노출도가 전체의 45%에 달하는 영향이다.
2021년까지의 조선업 불황기에는 정유·화학과 건설장비가, 2023년 후 석유화학 업황 부진 때에는 조선과 전력기기가 실적을 끌어주는 식으로 HD현대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가 견조한 실적을 냈다고 봤다.
반면 롯데그룹에 대해선 투자 성과와 재무 안정성이 미흡하고, 포트폴리오를 가진 사업 환경도 비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화학·호텔·건설 부문의 현금 창출력 저하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투자 집행으로 재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봤다.
유 전문위원은 롯데그룹에 대해 "향후 수익성 반등과 재무 부담 완화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현대차[005380]그룹은 미국 관세 부과 등으로 인해 사업환경이 비우호적이지만, 투자 성과와 재무 안정성이 가장 우수해 대응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미국과의 관세 협상 난항에 따라 자동차에 대한 사업환경 전망을 이보다 더 비우호적인 방향으로 변경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렇게 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사업환경 점수는 주요 그룹 중 가장 낮은 2.0점으로 떨어지게 된다.
포스코그룹과 LG[003550]그룹 역시 이차전지, 철강, 석유화학 위주의 사업 구성으로 업황이 비우호적이지만, 우수한 재무 안정성을 토대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 건설업, 신용도 하락 압력…"정비사업 안전관리 주의"
건설업종은 기업을 가리지 않고 전반적인 신용도 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김현 수석연구원은 점진적인 금리 하락에도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민간주택 환경 개선이 제한된다고 봤다. 제도적으로도 안전관리 비용 부담과 중대 사고에 따른 조달 환경 변화 등이 제약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공통 리스크로 인한 업종 전반의 신용도 하방 압력이 높다"면서 "기업 간 신용도 위계가 유지되면서 집합적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기업마다 사업·재무 영향이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먼저 HDC현대산업개발은 PF 유동화증권 차환 리스크, GS건설은 대규모 재시공 비용 등에 따른 재무 부담 확대를 겪으며 단기간에 재무 리스크가 발생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이앤씨는 사고에 따른 재무·유동성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했다.
특히 포스코이앤씨에 대해선 "평판 리스크가 빠르게 확대되긴 했지만, 평판 리스크만으로 등급 조정 등 행동을 취하기엔 한계가 있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건설 기업의 신용도 차별화 요인으로는 안전관리 체계, 유동성 대응 능력, 비주택 수익 기반 안정화를 꼽았다.
특히 최근 수주가 확대되는 정비사업과 관련해 안전 관리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철거·해체 과정에서의 붕괴 위험성이 있고, 도심 밀집 지역 내 인접 건축물·보행자·교통과의 충돌 위험 등 안전 관리 난도가 높은 수준"이라면서 "수익 측면의 장점은 유효하지만, 강화된 안전관리 규제와 비용 등이 제약 요인"이라고 했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 석유화학 기업, 신용도 지키려면 차입금 수조원 줄여야
구조조정 논의가 활발한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개별 기업이 신용등급을 지키기 위해선 수조원의 부채 감축이 필요하다고 언급됐다.
유준위 수석연구원은 롯데케미칼[011170]·SK지오센트릭의 경우 재무 개선을 통한 유의미한 차입 부담 완화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LG화학[051910]·한화토탈에너지스·여천NCC·HD현대케미칼은 자구 계획에도 유의미한 차입 부담 완화 가능성이 작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론 LG화학이 일부 신용등급 하향 변동 요인을 충족시켰다면서, 등급 하향을 미루려면 향후 12개월 이내에 올해 6월 말 대비 순차입금을 8조원 이상 감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향후 12개월 이내에 1조1천억원 이상의 순차입금 감소가 필요하다고 했다. 자구계획이 이행된다면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천NCC도 9천억원 이상의 순차입금 감소가 필요하다. 그는 여천NCC가 "비영업용 자산이 미미해 자체 재무 개선 방안 마련이 어려울 전망"이라면서 "주주사로부터의 재무 지원 여부를 관찰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유 연구원은 이런 순차입금 감소 요구가 신용도 모니터링 기간 연장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신용도 방어를 위해선 영업현금 창출력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 車 업종 "가능성 낮지만…구금 등 사태 재발생시 비용 우려"
자동차 업종의 경우 미국 배터리 전기자동차(BEV) 시장의 중단기 위축에도 장기 성장 방향성은 유효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지웅 기업4실 실장은 "장기적으로 자율주행 기술 확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 등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BEV 라인업 확대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리튬 이온 배터리 가격의 하락으로 동급 내연기관 차량과 경쟁 가능한 BEV 시장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미 무역 협정 세부 논의가 지연되면서, 25% 자동차 관세가 장기화하면 현대차·기아의 수익성 하방 압력과 미국 시장 경쟁력 저하 부담이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조지아 주 건설 현장 구금 사태에 대해선 이런 돌발 이슈가 다시 발생한다면 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이 실장은 "국내 완성차와 이차전지 기업이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구금과 같은) 상황이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예상치 못한 움직임이 또한번 목격된다면 계약 지연, 인건비 부담, 완성차 전동화 속도 지연 등 추가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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