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던 관세를 실제 세계 각국을 상대로 부과하면서 전쟁이 시작됐다. 세율이 높고 품목이 광범위한 점도 놀랍지만, 미국에도 해가 될만한 정도의 강도로 압박하는 점이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다. 결국 금융시장이 반응했다. 미국 증시에 이어 세계 증시가 급락하더니, 급기야 안전자산인 미 국채 시장의 가격마저 폭락했다. 증시도 증시지만 미 국채 금리의 속등은 결국 트럼프도 한발 물러서게 했다. 막대한 부채와 소비로 유지되는 미 정부와 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위험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글로벌 혼란에다 대선 국면까지 겹친 상황에서, 4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곧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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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관세 유예 조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연 4.5%에 육박하면서 채권시장의 불안감을 지속시켰기 때문에 나왔다. 거기에다 미국 관세 부과에 대해 각국이 보복적인 행태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먼저 미 국채시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투매의 배후에 중국이 있는지를 두고 말들이 오갔다. 보통 위험자산인 증시가 내릴 때 안전자산인 미 국채 가격이 오르고 수익률은 내리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정반대 양상이 벌어져서다. 여기에 레포 거래를 활용해 국채 현물 매수와 선물 매도를 반복해 레버리지를 쌓아 올린 헤지펀드들이 마진콜에 걸렸다는 추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본질은 트럼프의 관세가 인플레이션 불안과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 우려를 상기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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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은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 나설 수 있어 특급 소방수로 불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 모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신음하는 세계 증시는 물론 미 국채시장에도 단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연준 내 의견은 엇갈린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경기 둔화가 상당하고 경기침체마저 위협한다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기준금리를 더 빠르고 더 큰 폭으로 내리는 것을 선호한다"며 "인플레이션이 2%를 크게 웃돌더라도 경기침체 위험이 인플레이션 가속 위험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도달하는 시기가 더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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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한국은행 금통위는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성장 우려와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물가 부담 감소, 부동산 가격 둔화, 환율 안정 등으로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지만 시기적으로 성급한 결정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 적지 않다. 트럼프가 미 국채 급등락에 겁먹고 반도체와 전자제품 관세를 주말 사이 조정한 것을 감안하면 향후 정책 변경이 더 나올 수 있어서다. 또 환율이나 부동산, 가계부채도 여전히 불안한 구석이 있고, 마지막으로 대선 후보들의 경기 부양책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전 세계가 관세 전쟁으로 각자도생의 양상을 보이는 속에서, 우리는 가장 시급한 경제를 살릴 적임자를 뽑아야 한다.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는 "사람이 정말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려면 그가 하는 말보다 행동을 보라'고 했다. 후보의 말보다 행동을 볼 때다. (디지털뉴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