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금리 동결 증권가 "연준 관망할 듯…6월 인하 물 건너갔다"
미 연준, 정책금리 4.25~4.50%로 만장일치 동결
파월 "데이터 더 지켜볼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관망' 자세를 취하면서 6월 금리 인하 기대감은 크게 낮아졌다. 국내 증권 전문가들은 연준이 관세 정책 등의 불확실성을 주시하고 있다며, 첫 금리 인하 시점이 7월 또는 9월로 밀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연준은 8일 열린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4.25~4.50%로 만장일치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데이터를 더 지켜보겠다"며 금리 변경에 신중한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국내 증권 전문가들은 연준이 당분간 '관망(Wait and See)'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은 관세가 물가와 경기에 미칠 영향을 확인하기 이전까지 지켜볼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분석했으며 우혜영 LS증권 연구원 역시 "명백한 증거 없이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상황을 지켜보겠다, 기다리겠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 여러 번 강조된 점과 기다리는 비용이 상당히 낮다는 발언은 6월 동결 가능성을 높였다"고 진단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기다림(waiting)'이라는 표현을 20번 이상 반복했다"며 "기다릴 수 있을 만큼 미국 경기가 견고하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FOMC 결정의 주요 배경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목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기는 견조하나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 위험이 확대됐다"며 "파월 연준 의장이 트럼프에게 공을 넘긴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점이 주된 이유로 보인다"며 성명서에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모두에 대한 위험 증가 표현이 추가된 점을 들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사였던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성명서, 기자회견 등에서 신중론이 재확인되며 6월 인하 가능성은 일축됐다"며 첫 금리 인하 시점으로 "노동시장 약화에 따른 소비둔화가 나타나고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 이후 고정투자 증가의 지속가능성이 낮아지는 시점인 9월 정도가 합리적"이라고 전망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6월 FOMC 동결 전망과 함께 차기 인하는 9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상했다.
보다 이른 7월 인하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었다.
김준영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의 영향을 하드 데이터에서 뚜렷하게 확인하려면 시간이 걸린다"면서도 "설령 하드 데이터가 크게 망가지지 않아도 절대적인 기준금리 레벨이 높아 7월 인하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역시 "연준의 금리 인하는 6월보다 7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올해 7월과 9월 두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며 "당분간 무역 협상 이슈와 경제지표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장세가 예상되지만 글로벌 증시 상승세는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전망이 다소 엇갈렸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300원대 초반에 진입해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지만 연준 인하 속도가 빨라지기 이전까지 환율 하단은 1,300원대 중반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반면 김유미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원 환율은 미 달러에 연동하며 2~3분기 완만한 하락한 이후 4분기 중 1,400원 초반으로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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