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잠재성장과 초장기물] 울며 겨자먹기 매수…대만 보험사 사례도

2025.05.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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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잠재성장과 초장기물] 울며 겨자먹기 매수…대만 보험사 사례도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잠재성장률이 0%대로 떨어지는 저성장 국면은 보험사들의 국고채 초장기물 수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국고채 30년 지표물(25-2호)을 8조여원 사들였다.

외국인을 통한 본드 포워드 거래 수요를 고려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외국인은 이 기간 국고채 30년 지표물을 5조8천60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급여력비율 등 당국 규제를 맞추기 위한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향후에도 국내 성장세가 둔화하고, 이를 반영해 장기금리가 하락 경로를 나타낸다면 보험사들의 초장기 국채 수요는 견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가 내릴 경우 향후 보험 가입자에 지급해야 할 부채의 현재가치는 커진다.

금리 하락에 부채 평가액이 커지고, 자산과 부채 간 벌어진 듀레이션 격차를 메꾸기 위해 더 초장기 국채를 사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시장금리 하락뿐만 인구구조 변화도 보험사엔 부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인구 감소에 신규 계약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 보험사들은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커지는 '이중고'에 직면하게 된다.

보험연구원 등에 따르면 2035년 60세 이상 인구는 약 2천만 명으로, 30대부터 50대까지 인구를 합한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30년 금리가 유독 낮은 현 상황에선 초장기 국고채가 지속해서 안정적으로 소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운용자산 수익률이 예정이율을 밑돌 경우 보험사의 부담은 커지게 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국채를 꾸준히 소화해줘야 할 기관이 필요할 텐데, 보험사의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며 "규제가 많은 상황에서 국내 금리까지 더 내리면 일부 보험사는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금리가 임계 수준을 넘어서면 보험사들이 해외 국채로 눈을 돌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 보험사의 경우 높은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미국 등 해외 국채 투자를 늘렸다. 이에 따라 자산부채 듀레이션은 맞췄지만, 환율 리스크에 크게 노출됐다.

일부에선 30년보다 더 긴 만기의 국고채 유통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장 쓸 수 있는 자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듀레이션을 빠르게 늘릴 수 있어서다. 가격 대비 듀레이션 효과가 큰 셈이다.

국고채 50년물 발행을 늘리고, 유통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언급된다.

다만 더 긴 만기 국고채 유통이 활성화할 경우 파급효과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국고채 30년물 발행이 늘지 않고 유통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면 금융당국이 관찰 만기를 30년으로 늘리지 못했을 것이다"며 "50년이 활성화한다면 관찰 만기가 더 늘어나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국고채 30년 지표물 등 거래현황

연합인포맥스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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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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