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IPO 시장…극과 극 오가는 분위기
공모가 하단 기업 나타나지만 상장일 300% 급등하는 곳도
기초체력 따른 차별화 장세…"과열된 시장 정상화"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으로 확정하거나 상장 첫날 종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는 한편, 약 7개월 만에 상장일 주가가 300% 급등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묻지 마 투자'가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주던 상반기와 달리 기업별 여건에 따라 공모주 투자 성과가 차별화하는 모습이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22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8414)에 따르면 약물전달시스템(DDS) 개발사 티디에스팜은 상장 첫날인 전날 주가가 300% 올랐다. 300%는 상장일 가격 상승률 상한이다.
첫 거래일에 주가가 공모가의 네 배까지 오르는 소위 '따따블'이 등장한 것은 지난 1월 현대힘스 이후 7개월 만이다.
티디에스팜은 앞서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1만700원)보다 21% 높은 1만3천원으로 정한 바 있다.
22일 상장한 M83도 희망 범위를 넘겨 공모가를 정한 데 이어 이날 오전 9시10분 기준 주가가 88% 오른 채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이와 반대되는 일이 일어났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과 케이쓰리아이는 상장 첫날인 20일 주가가 각각 18%, 32% 하락했다. 이튿날에도 주가는 상승하지 못했다.
지난달 2일 상장한 이노스페이스가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장일 종가가 공모가를 밑돈 이후 이러한 경우가 하나둘 관측되고 있다.
수요예측에서도 분위기 차별화가 감지된다.
지난 상반기에는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한 경우가 없었다. 상반기 상장한 29개 기업 가운데 27곳이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을 넘겨 정했으며, 남은 2곳도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뱅크웨어글로벌이 희망 범위 하단으로 공모가를 정하더니, 올해 코스닥 최대 규모 공모를 추진하는 아이스크림미디어도 올해 수요예측 최저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하단으로 결정했다.
하반기 상장한 기업 13곳 중 지난 21일 종가가 공모가를 웃돈 곳은 4곳에 불과했다. 코스닥(10곳)만 보면 티디에스팜을 제외한 9곳의 주가가 공모가에 미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IPO 시장의 이상 과열이 잦아들고 기업의 실적과 가치평가, 유통 물량 등 기본적인 분석이 다시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별화된 수요예측 결과가 상장일 주가 흐름으로도 이어졌다"며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단기 차익보다는 기업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IPO와 포스트-IPO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분석했다.
이어 "과열됐던 IPO 시장 분위기가 정상화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 여론을 주도하는 일부 운용사들의 태도가 변화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비상식적인 밸류에이션을 매겨놨던 기업은 제 가격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확실한 비교군이 있는 기업들은 주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