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에 제조업도 주춤…해외 IB "금리인하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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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박준형 기자 = 최근 발표된 산업활동동향에서 내수와 제조업이 모두 부진한 결과를 나타내자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국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약화했다고 평가했다.
일부 IB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치를 기존보다 낮추는 냉정한 판단을 했으며, 내수 회복을 위한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2일 국세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들은 통계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광공업 생산은 한국경제의 성장 모멘텀 약화를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3.6% 줄어들면서 지난 2022년 12월 이후 1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광공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3.8% 줄었다. 특히 반도체(-8.0 자동차(-14.4%), 전자부품(-11.8%) 줄었다.
이에 기획재정부 차관을 역임했던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은 "우리 수출과 경제회복의 유일한 버팀목인 반도체의 생산 감소가 거시경제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내수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내구재(-1.6%)를 비롯해 준내구재(-2.3%), 비내구재(-2.1%) 판매가 일제히 줄었다. 세 재화가 '트리플 감소'한 것은 지난 2023년 7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현재 경기를 판단하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4로, 내수가 발목을 잡으면서 5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씨티는 "민간소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소득증가세 약화, 초과저축 감소 등으로 인한 하방 압력이 인플레이션 둔화 및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상방 압력보다 더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3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0.6%에서 0.4%로 0.2%포인트(p) 낮추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3%로 0.1%p 내렸다.
한국은행은 3분기와 올해 GDP 성장률을 각각 0.5%와 2.4%로 예측하고 있다.
해외 IB들은 경기 부진을 타개할 해법으로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바클레이즈는 "반도체 생산 및 수출 주도의 회복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나 민간소비 및 건설 부문의 지속적인 약세는 내수 진작을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제한적인 통화정책 아래에서 민간소비의 의미 있는 회복은 다소 어려울 것"이라며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에둘러 표현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금리는 급하게 조정하는 것보다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시장 안정이라는 측면에 부합한다"며 "금리인하를 연기해 경기 부진이 길어지게 되면 한번에 많이 조정해야 하는 시점이 올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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