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더팰리스73' 본 PF 무산…매각 나서나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서울 반포의 옛 쉐라톤 팔래스 호텔 부지에 고급 주거시설을 짓는 더팰리스73 개발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분양률이 대주가 요구하는 수준에 미달해 본 PF 조달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브릿지론 연장도 불발됐다. 시행사 측은 경·공매보단 수의계약의 형태로 부지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30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더팰리스73 개발 사업의 대주단들은 사업장 처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시행사 측은 최근 몇 달간 본 PF 조달을 추진했지만, 금융 대주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대주들은 분양률 60%를 본 PF 전환의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PF 업계의 경색이 심해지면서 조달 조건이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 주거시설의 경우 작년에는 분양률 50%가 조건이었다. 올해는 이게 60%로 올라갔다"며 "하이엔드 시장이 죽었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더팰리스73 개발 사업이 좌초되면서 금융 대주들은 경·공매를 비롯한 사업장 처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다만 대주들은 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몇 년 새 해당 부지의 땅값이 오르면서 브릿지론 전체 규모를 상환받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차주는 사업장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총 4천50억원의 브릿지론을 받았다. 14곳의 지역 새마을금고를 비롯해 다수의 캐피탈사, 보험사 등이 3천300억원 규모로 선순위 대출을 내줬다. 중·후순위 대출 규모는 각각 550억원, 200억원이다.
대주단 한 관계자는 "LTV가 50% 살짝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브릿지론 규모보다 땅값이 두배가량 높다는 의미"라며 "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보고 급하게 경·공매에 넘기기보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행사는 다수의 원매자와 접촉해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차례 유찰을 통해 값이 낮아질 우려가 있는 경·공매와 달리 시행사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이다.
잠원동 PF 사업장의 리파이낸싱을 돕는 등 최근 고급 주거시설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 등이 부지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팰리스73은 서초구 반포동 63-1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35층 2개 동, 아파트 58세대와 오피스텔 15실 등 총 73세대의 고급 주거시설을 개발하던 사업이다.
세계적인 건축 거장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하고,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았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던 곳이다.
nk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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