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어보니 예상보다 더 심각…삼성전자, 3Q '어닝쇼크'

2024.10.0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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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 열어보니 예상보다 더 심각…삼성전자, 3Q '어닝쇼크'

반도체 일회성 비용·환율 영향…HBM3E 공급 지연 여파도

전영현 부회장 "근원적 경쟁력 확보" 약속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보다 더 심각했다. 시가총액 1위,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얘기다.

삼성전자가 올 3분기에 시장의 기대를 크게 하회하는 성적표를 받은 배경으로 '반도체(DS)' 사업이 꼽힌다. 통상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온 DS 부문의 부진이 실적 하락의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의 시간'이 돌아왔다고 기뻐한 지 불과 한 분기 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작년 1분기부터 6분기 동안 이어온 수익성 개선 행진을 이번에 멈추게 됐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가 8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공개한 올 3분기 영업이익은 9조1천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74.49% 늘었지만, 전 분기보다는 12.84% 줄어든 수치다.

매출액은 79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21% 늘었다. 하지만 시장이 기대한 80조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에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이 11.5%로 전 분기(14.1%) 대비 3%포인트(p)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분기부터 이어져 오던 수익성 개선 움직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무엇보다 영업이익이 시장의 전망치를 1조원 이상 하회해 충격을 줬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간 증권사들이 발표한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3천47억원으로 예상됐다. 심지어 해당 증권사 18곳 중 9조 초반대 영업이익을 예상한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3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5조원 중반대 영업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 실적 공개 후 5조원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삼성전자는 DS부문에서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 영향이 컸다고 설명한다.

메모리 사업의 경우 서버/HBM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됐지만 일부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 조정과 중국 메모리 업체의 래거시 제품 공급 증가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회성 비용 증가와 달러-원 환율 하락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무엇보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HBM3E 제품의 엔비디아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초 삼성전자는 3분기 중 HBM3E 8단 제품을 양산 공급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직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반기 중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예고한 HBM3E 12단 역시 기약이 없는 상태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날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명의의 메시지를 내고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 걱정을 끼쳤다"며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 부회장은 "세상에 없는 새로운 기술,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단기적인 해결책보다는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DX부문은 전 분기 대비 실적이 일부 개선된 것으로 알려진다. MX에서 갤럭시 S24 시리즈와 Z플립6·Z폴드6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영향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주요 고객사 신제품 출시 효과로 개선된 성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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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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