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트리PE의 전화위복…HD현대마린엔진 잔여 지분 10%에 쏠린 눈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STX중공업(현 HD현대마린엔진)의 경영권을 HD한국조선해양에 넘긴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가 잔여 지분 일부 매각을 통해 원금 회복에 성공했다.
6년 전 매수가는 987억원, 경영권 이전 및 지분 매각을 통해 실현한 수익은 1천억원을 웃도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조선업황 회복에 따른 주가의 추가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어 잔여 지분 10%에 최종 수익률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따르면 파인트리파트너스는 지난 14일 HD현대마린엔진 지분 총 169만주(4.98%)를 장외 블록딜로 매각했다. 이에 따라 보유 지분율은 지난해 말 45%에서 10.79%까지 낮아졌다. 이번 매각가는 주당 1만8천733원, 총 약 317억원이다.
지난 8월에도 169만주(4.98%)를 2만1천원에 장외에서 팔아 356억원의 자금을 회수했다. 두차례에 걸친 블록딜을 통해 회수한 자금만 672억원 정도 된다.
과거 HD한국조선해양에 주식 652만4천174주(22.85%)를 주당 6천원, 총 391억원에 매각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3배 이상의 가격에 처분했다. 파인트리파트너스는 지난해 7월 HD한국조선해양에 경영권을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약 6개월에 걸쳐 인수 조건을 협상해왔다.
양사는 인수 가격과 지분율을 두고 입장차를 보여왔다. HD한국조선해양은 구주 인수와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투입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자 했다. 특히 구주 인수 금액은 400억원대로 고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입장 차이에 양사는 결국 '지분 절반 매각'이라는 합의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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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트리의 이런 선택은 오히려 묘수(妙手)가 됐다. HD한국조선해양에 지분 전량을 주당 6천원에 매각하는 것보다 훨씬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는 우상향 흐름을 지속, 지난 7월에는 2만4천원대까지 상승했다.
최근 조선업황도 향후 주가 흐름에 긍정적이다. 조선업 시황을 판단하는 대표 지표인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꾸준히 190을 상회하고 있다. 앞으로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HD현대마린엔진의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가량 성장한 300억원대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제 파인트리의 과제는 남은 10.79%에 대한 매각 시점이다. 이미 원금은 회복했기 때문에 이 지분을 얼마에 파느냐가 최종 수익률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현재 주가 수준으로 매각하더라도, 내부 수익률(IRR)은 20%를 훌쩍 넘길 것으로 계산된다.
염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HD현대마린엔진의 그룹 편입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최대 주주였던 파인트리파트너스의 차익 실현 과정을 비중 확대 기회로 삼아보는 것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파인트리 자산운용은 지난해 7월 HD한국조선해양과 STX중공업 주식 652만4천174주를 넘기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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