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에 대만 생보사도 RFI로 참여한다…의미와 영향은

2024.10.2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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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시에 대만 생보사도 RFI로 참여한다…의미와 영향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노요빈 기자 = 대만 생명보험사들이 서울 외환시장의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 등록을 위해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서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인다.

21일 외환당국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대만 생보사가 RFI 등록을 위해 대기 중이다.

당초 RFI에는 은행과 증권사만 참여가 가능했지만 대만 생보사들이 우리 외환시장 참여에 관심을 보임에 따라 해당 금융사들도 RFI로 등록할 수 있는 길을 터주기로 했다.

외환당국에 따르면 외환거래법상 은행과 증권사뿐만 아니라 보험사들도 시장 참여가 가능하지만 RFI 등록 주체에서 보험사는 제외했다.

그러나 이들의 관심을 확인한 만큼 참여를 제한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 대만 생보사들 프록시 헤지 대상으로 원화 선호

대만 생보사들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중요한 플레이어로 평가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특히 원화를 헤지비율을 맞추는 프록시 통화로 사용하고 있다.

프록시 헤지는 유동성이 낮은 통화의 거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유동성이 많은 통화로 헤지하는 투자 기법이다.

대만과 우리나라는 산업 및 경제구조가 비슷한 데다 대만 달러와 원화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헤지를 위한 통화로 선호되고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의 유동성이 매우 좋아 가격이나 거래 편의성 등에서 유리한 측면도 있다.

시장에서는 대만 생보사들이 특히 점심시간 등에 대규모 매도나 매수 주문을 종종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해당 기관들은 역외 NDF 시장에 주로 참가해왔기 때문에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시장 참가자들이 그 존재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외환시장 구조개선의 취지가 역외 NDF 거래 물량을 역내로 끌어오는 것이었기 때문에 대만 생보사들의 RFI 참여는 이런 취지와도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NDF 시장에서의 물량을 모두 가져오는 것은 아니며 점진적인 역내 물량 확대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바클레이즈는 지난 10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최근 대만 생보사들이 FX프록시 헤지를 청산하면서 원화에 압박을 가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클레이즈는 대만 생보사들과 직접 접촉해본 결과 당시 달러화 강세 분위기 속에 FX프록시 헤지를 일부 청산했음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FX 프록시 헤지의 50%가 달러-원으로 구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원 환율이 10월 초 이후 급격하게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는 대만 생보사들의 프록시 헤지 청산도 영향을 미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서울환시 "'보이지 않는 손' 유입 효과"

서울 환시 참가자들은 대만 생보사가 RFI로 등록하면 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역외 수급에 따른 파급력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그동안 역외 NDF 시장을 이용하거나 외국계은행의 서울 지점을 통해 간접적으로 처리하던 물량이 달러-원 시장으로 유입할 것으로 보인다. 역내에서 국내 은행과 증권사 등은 대만 생보사의 거래상대방으로 만날 수 있다.

이 경우 역외 수급 동향을 파악하기에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계 은행의 딜러는 "작년에 이해가 안 되게 환율이 올라갈 때가 있었는데, 당시 대만 보험사 수급이란 이야기가 떠돌았다"며 "한국 크레디트 채권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 헤지 수요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역내) 딜러들은 그런 보이지 않는 수급이 제일 무섭다"며 "RFI를 경유해 들어온다면 (수급 동향에) 접근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대만 생보사 특징은 적극적으로 외환(FX) 트레이딩에 나선다는 점을 꼽았다.

다른 외국계 딜러는 "대만 보험사는 시장에 다소 특이한 주체"라며 "리얼머니긴 하나, 헤지펀드처럼 환(FX) 플레이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연금 역할을 하면서 해외투자 규모도 상당하다"며 "원화 자산을 담아놓고 환 헤지 비율을 계속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0년대부터 대만 생보사는 해외투자를 꾸준히 확대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4.6%였던 해외투자 비중은 2016년 60.7%까지 급증했다.

이들은 선진국 국채와 공사채 외에 회사채나 신흥국 국채까지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 헤지는 만기를 주로 1년 미만으로 하면서 헤지 비용을 최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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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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