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원 가까워진 달러-원, '국민연금 환헤지 확대' 재조명

2024.10.2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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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환율 그래프

연합인포맥스

1,400원 가까워진 달러-원, '국민연금 환헤지 확대' 재조명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00원선에 다가서면서 국민연금 환헤지 확대 가능성이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다.

당국 개입 경계와 네고 물량에 환율 상승 속도가 조절되는 가운데 달러 강세 요인이 지속되면서 향후 국민연금의 달러 매도 물량이 부각될 수 있다.

2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원 환율 1,400원대가 위협받으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국민연금 환헤지(달러 매도)에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1,410원선을 웃돌면 국민연금이 약 400억달러 이상의 전략적 환헤지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연금이 환헤지(선물환 매도)에 나서면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은 선물환 매수 포지션에 맞는 현물 매도에 나서게 된다.

이 경우 달러-원 환율은 고점을 크게 높이지 못하고 하락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현재 ±5% 이내의 전술적 환헤지만 하고 있다.

지난 7월말 기준 전술적 환헤지(달러 매도) 포지션은 141억3천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말보다 7억2천700만달러 증가한 수준이다. 5월부터 7월 사이에 이 정도의 달러를 매도하는 포지션으로 환헤지에 나섰다.

달러-원 환율은 4월에 1,400원을 찍은 후 5월부터 7월 사이에는 1,340~1,390원 정도에 머무르며 제한된 상승폭을 보였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 상승세가 더욱 커지면 국민연금이 전술적 환헤지에서 전략적 환헤지로 헤지 범위를 넓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전략적 환헤지 비율은 ±10%다. 즉, 전술적 환헤지 비율을 포함하면 최대 15%까지 달러 매도 포지션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당국 개입 물량과 함께 국민연금 헤지 물량도 매도 사이드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국민연금의 7월말 외화자산 규모는 미 달러 기준 4천608억2천만달러 수준이다.

전략적 환헤지가 시작되면 460억달러 이상의 물량이 매도 쪽으로 유입될 수 있다.

지난 2022년 11월에 추경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요 연기금에 환헤지 비율을 확대하는 방안을 요청한다는 소식에 달러-원 환율이 하루 만에 62원 정도 폭락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달러-원 환율이 과도하게 급등할 경우의 시나리오로 인식됐다.

실제로 국민연금이 400억달러 이상의 환헤지에 나선다 해도 이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내다봤다.

달러-원 1,400원대에서 경계심을 키우는 정도일 뿐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국민연금 역시 적극적인 달러 매도에 나설 명분은 약하다고 짚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 믿을 부분은 국민연금 환헤지"라며 "국민연금 입장에서 400억달러 이상을 환헤지해서 환율을 밀어내리고 헤지를 풀면 이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외환시장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로 확대한다해서 전체 금액이 달러 매도로 유입되는 것은 아니다"며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재선 우려나 미국 우위의 경제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 달러 강세 요인이 여전한 점도 부담이다.

다른 외환시장 참가자는 "문제는 그 안에 사정이 바뀌었다는 것"이라며 "현재는 환율이 올라도 우리 경제가 불안한 상황이 아니고, 물가 상승을 야기할 우려가 크지도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1,400원대로 급등하면 당국이 스무딩오퍼레이션은 하겠지만 강하게 막지는 않을 것"이라며 "원화강세 요인이 없어 보이는데 국민연금 물량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달러를 팔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단기 트레이더들이 달러를 사기 부담스러운 레벨인데도 환율이 꾸역꾸역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상방 압력이 크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언급할 수 없다"고 답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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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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