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만 팔린다"…삼성·SK하닉, 메모리 선단공정 전환 가속
삼성·SK하이닉스, HBM 매출 전분기 대비 70%↑…레거시는 부진
증설보다 전환 투자에 집중…수익성 위주 포트폴리오 구축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고부가 제품과 레거시 제품으로 양극화하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도 이에 대응해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분간 선단공정에 기반한 제품 위주로 판매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이들 기업은 전환 투자에 집중해 수익성 확보를 노리는 모습이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지난 3분기 고대역폭 메모리(HBM)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70% 넘게 증가했다.
비교적 가격이 높은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매출 역시 삼성전자는 30% 중반대, SK하이닉스는 2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3분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2%,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은 7% 상승했음을 감안하면 HBM과 서버용 SSD,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등 고부가 제품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이는 최근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의 수요 양극화 흐름을 보여준다.
인공지능(AI)과 서버에 사용되는 최신 공정 기반 고부가 제품의 판매는 강세를 보이지만, DDR4 등 과거 세대의 레거시 제품은 저조한 수요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 업체들이 레거시 제품 공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는 서버와 선단 제품 위주로 수요 강세가 두드러지며 응용처 및 제품별로 시장 디커플링이 심화했다"며 "선단 및 고부가 제품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시장 분화 현상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보다 일주일 먼저 3분기 실적 설명회를 진행한 SK하이닉스도 비슷한 설명을 내놨다.
SK하이닉스는 PC와 스마트폰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지만 AI와 서버향 메모리 강세가 이를 충분히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AI가 추가 확산하면 고성능 메모리의 수요도 함께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출처: SK하이닉스]
이에 이들 기업은 설비투자를 집행할 때 레거시를 선단 공정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설비투자는 증설보다 전환 투자에 초점을 둘 계획"이라며 "1b(10나노 5세대) 나노 D램과 V8, V9 낸드 전환을 가속해 수요 모멘텀이 강한 선단공정 기반 고부가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 규모가 연초 계획보다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에 한해 투자를 지속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1c(10나노 6세대) 나노 D램을 양산해 DDR5 수요 확대에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레거시 반도체와 고용량 메모리 반도체의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AI 사이클에서 가장 중요했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에 이어 eSSD에 대한 수요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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