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서 선두 겨냥…한국證, 아시아 DCM 도전장 통했다
하이일드본드 시장서 후발주자 한계 돌파
필리핀 등 亞 기업 조달 조력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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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아시아 부채자본시장(DCM) 시장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홍콩과 필리핀 기업은 물론 몽골 기업들의 달러채 발행물을 주관하면서 해당 시장에서 선두 자리까지 노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달러채 주관 도전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물(Korean Paper) 시장 진입에 나섰지만, 국내는 트랙 레코드 부족 등으로 후발주자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쉽지 않았다. 이에 아시아 하이일드(non-IG) 시장을 겨냥해 경쟁력 드러내고 있다.
◇몽골서 글로벌 IB 우뚝…아시아로 외연 확장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DCM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의 기세가 매섭다.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KIS Asia)은 지난달에만 필리핀과 몽골 등 해외 기업의 달러채 발행을 주관하면서 글로벌 IB로서의 역량을 톡톡히 드러냈다.
특히 최근에는 몽골의 상업은행인 무역개발은행(Trade & Development Bank of Mongolia)의 달러채 주관으로 더욱 발을 넓혔다. 지난 30일(납입일 기준) 4천만달러는 그린본드(green bond), 1천만달러는 소셜본드(social bond)로 찍은 사모채 발행을 홀로 맡은 것이다. 모두 5년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발행금리는 9.5%였다.
한국투자증권은 몽골에서 국내 증권사로는 유일하게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 1월 몽골 국책 주택금융기관 'Mongolian Mortgage Corporation'의 유로본드(RegS) 주관에 이어 지난 5월에는 골롬트은행(Golomt Bank)의 3억달러 채권 발행을 맡았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몽골의 달러채 발행 시장에서 선두를 넘보고 있다. 이에 몽골 G3 통화 발행물 주관 실적 기준 도이치방크와 JP모건 등과 순위권에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활약은 이뿐만이 아니다.
필리핀에서는 부동산 개발업체 'Vista Land & Lifescapes Inc.'(이하 비스타)와 딜을 거듭하면서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7월 3억5천만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물에서 DBS, HSBC와 함께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지난달에는 두 건의 추가 발행(Re-Tap)물을 단독으로 맡았다.
◇한국물서 출발, 하이일드로 새 기회 모색
한국투자증권의 성과는 다른 국내사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통상 국내 증권사는 한국계로서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한국물을 시작으로 해외 채권 시장으로 발을 넓힌다. 하지만 한국물 주요 발행사들이 주관사 선정 기준으로 트랙 레코드를 강조하면서 후발주자들의 진입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투자증권도 2021년 자사 발행물을 시작으로 한국물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이후 한국수출입은행의 토종 IB 육성책에 기대 맨데이트를 받기도 했으나 이외 발행사로부턴 트랙 레코드를 쌓게 기회조차 얻기 어려웠다.
한국물 시장에 뛰어들었던 국내 증권사 대부분이 해당 사업에서 차츰 손을 떼고 있는 배경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정도만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녹록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글로벌 IB로서의 명성이 중요한 투자적격등급(IG) 시장으로의 진입이 쉽지 않자 아시아 하이일드 채권으로 눈을 돌렸다.
하이일드 채권의 경우 세일즈 등의 중요성이 더 큰 터라 업무 역량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한국투자증권은 필리핀과 몽골 등지에서 이어온 주관 업무를 통해 세일즈 역량을 입증해나갔다.
인력 보강 효과 역시 톡톡히 누렸다. 한국투자증권은 홍콩 법인에 글로벌 DCM 뱅커를 영입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첫 몽골 발행물을 주관한 것 역시 그의 네트워크가 발휘됐다는 후문이다. 이를 기반으로 연달아 트랙 레코드를 쌓으면서 몽골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아시아 하이일드채권 시장에서 글로벌 IB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G3 통화 발행물 주관 실적 기준 10위권에 진입키도하는 등 뚜렷한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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