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EOD 이슈' 괜찮나…발행시장 시선은 내년 초로

2024.11.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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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EOD 이슈' 괜찮나…발행시장 시선은 내년 초로

유동성 4조 원에 부동산까지 카드 다양…투자자에게 EOD는 '악수'

내년 초 채권 만기 도래에…"외부 조달 쉽지 않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던 롯데케미칼이 기한이익상실(EOD) 이슈에 휘말렸다.

롯데케미칼은 물론, 그룹 차원에서 적극 진화에 나서며 유동성 위기론은 점차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채권 발행시장은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내년 초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3년 이후 발행한 회사채 14개에 EOD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재 롯데케미칼의 잔존 만기 채권 규모는 2조 원이 넘는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EBITDA(상각전영업이익)/이자비용, 즉 이자보상배율이었다. 재무 약정상 해당 비율이 5배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한 탓이다.

올 3분기 기준 롯데케미칼의 EBITDA는 2천977억 원, 이자비용은 3천197억 원으로 이자보상배율이 0.9배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분기에 롯데케미칼은 4천13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그룹은 "2018년 이후 화학산업은 신규 증설 누적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수급이 악화하고 중국의 자급률 향상에 따라 손익이 저하됐다"며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 특약을 미준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EOD 사유 발생과 관련해 현재 수준 이상으로 리스크가 확산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보유예금 2조 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 자금으로 4조 원을 확보해둔 상황이다. 그룹 역시 부동산 56조 원, 활용 가능한 예금 15조4천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채권자 입장에서도 EOD 선언은 악수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OD 선언이 이루어질 경우 회수 리스크는 롯데케미칼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난 1월 롯데케미칼의 보증을 받아 회사채를 발행한 롯데건설 등 그룹 계열사까지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조 원 규모의 채권 때문에 당장 쓰러지거나 할 그런 리스크는 아니다"면서 "극단적으로 봤을 때 자산 매각이나 증자 등 쓸 수 있는 카드들은 여전히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EOD를 내서 좋아할 기관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면서 "롯데케미칼이 EOD를 내면 롯데건설 채권도 함께 EOD 사유에 해당한다. 그룹 차원의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시장의 시선은 내년 초로 쏠리는 모습이다. 내년 초부터 롯데케미칼 채권의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통계(화면번호 4290)에 따르면 오는 12월 말 롯데케미칼은 1천억 원의 기업어음(CP) 만기를 맞는다. 이어 내년 1월 2천억 원의 1년물 CP 만기가, 2월과 3월에는 총 3천800억 원의 공모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자비용을 줄이려면 공모 시장을 찾아야 하나, 유동성이 풍부한 연초라고 해도 EOD 이슈가 불거진 만큼 당장 공모 시장에 나설 가능성은 극히 낮다. 사모 역시 투자자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유 현금 분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나, 현재 상황에서 조달에 나선다면 주가수익스왑(PRS)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내년 중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을 활용해 7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주나 다른 쪽을 통해 우회 조달을 한다고 해도 쉽지만은 않다"며 "이미 타 그룹 및 신용등급 대비 금리가 높다. 그만큼 디스카운트 됐다는 건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좀 더 보수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제공]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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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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