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종자본증권 조달 급증…이마트24 금리 절감 눈길

2024.11.2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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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신종자본증권 조달 급증…이마트24 금리 절감 눈길

"부채비율 낮추자" 발행 속속

모회사 보증·공모 겨냥해 4%대 안착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기업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부채비율 부담을 낮추면서 동시에 자금 조달에 나서기 위해서다. 신종자본증권이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겨냥했다.

대부분 공모보다는 사모 시장을 활용해왔는데 이마트24는 이마트의 보증으로 신용도를 보강하고 수요예측을 통해 금리를 끌어내리는 방법으로 조달 비용을 낮췄 눈길을 끌었다.



◇SK부터 롯데, CJ까지…재무 부담에 영구채 폭증

28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전일까지 발행된 일반 기업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4조6천4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발행량이 1조2천400억원이었다는 점에서 이미 지난해 연간 조달량을 훌쩍 뛰어넘었다. 기업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가 연간 4조원을 넘긴 건 지난 10년여 중 올해가 처음이다.

[출처 :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데이터 가공]





기업들의 신종자본증권 조달흐름은 북클로징을 앞둔 이번 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연말을 앞두고 기업들의 부채비율 관리 필요성이 커지면서 도리어 발행에 더욱 속도가 붙었다.

지난 8일 CJ대한통운(2천500억원)을 시작으로 전일까지 쌍용건설(500억원)과 풀무원식품(400억원), JW신약(250억원), CJ프레시웨이(600억원)가 신종자본증권을 찍었다. 이어 이날 이마트24가 1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찍는다.

올해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전방위적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동참하고 있다. 롯데지주(총3천500억원)와 SK온(5천억원), 한화솔루션(7천억원)은 올해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 조달에 나섰다.

대부분 그룹이나 업황 측면의 부담이 드러난 곳으로, 대기업 계열사까지도 부채비율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진 모습이다.

CJ 그룹의 활용도도 높다. CJ대한통운(총 4천억원)을 시작으로 CJ포디플렉스(300억원)와 CJ프레시웨이(600억원)가 올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마쳤다.

건설사 역시 신종자본증권을 통한 부채비율 개선에 적극적이다. 지난 2월 SGC이앤씨(800억원, 당시 SGC이테크건설)이 첫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마쳤고 신세계건설(6500억원)과 이수건설(200억원), 쌍용건설(500억원)도 조달에 동참했다.

일반기업의 신종자본증권은 대부분 사모 형태로 발행됐다. 공모에 비해 사모 조달의 편의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를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일부 기업은 기관들의 그룹 채권 투자 한도를 고려해 증권사가 신종자본증권을 자체 보유하도록 요청키도 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량이 늘면서 증권사들의 인수 부담 또한 확대된 셈이다.



◇이마트24, 모회사 보증에 공모까지…금리 절감 방점

기업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마트24는 공모 시장을 겨냥했다. 그동안 신용등급 없이 사모 선순위채 발행만을 이어오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마트24가 공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에는 이마트의 신용보강 역할이 상당했다. 이마트(AA-)가 신종자본증권에 지급보증을 제공하면서 해당 채권 역시 'AA-' 등급을 인정받게 됐다.

공모 방식을 택한 점도 조달 비용 절감을 뒷받침했다. 최근 고금리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면서 발행금리를 4%대로 낮췄다. 희망 금리밴드로 4.70~5.10%를 제시했으나 수요예측을 통해 금리를 4.95%로 확정한 것이다.

올해 발행된 일반기업 신종자본증권 중 4%대 금리를 형성한 건 지난 10월 CJ대한통운이 찍은 3년 콜옵션 물량(4.881%)뿐이었다. 이마트24 역시 30년 만기에 3년 콜옵션 조건을 설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24의 경우 이마트 보증이 더해지더라도 사모 조달 시 5%대 금리로 예상됐던 곳"이라며 "5%대 금리로 사모로 조달해도 수요 확보가 어렵지 않은 분위기였으나 최근 고금리 채권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수요예측을 택해 금리를 더욱 낮춘 모습"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그룹 한도 부담이 커지면서 공모 시장을 활용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모는 다양한 기관들이 채권을 가져가다 보니 사모 대비 증권사의 인수 부담이 덜한 편"이라며 "신세계건설 등으로 증권사들의 신세계그룹 차입 한도가 목전까지 다다르면서 공모로 물량 소화에 나선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관측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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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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