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금싸라기땅' 中 자본에 넘어가나…반포 더팰리스73 향방은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옛 쉐라톤 팔래스 서울 호텔 부지에 고급 주거시설을 짓는 더팰리스73 사업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 사업장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이 무산되면서 중국 자본으로의 매각과 공매 등 다양한 사업장 처리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29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더팰리스73 사업의 시행사와 대주단은 사업장 매각과 공매 등 처리 방안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더팰리스73은 서초구 반포동 63-1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35층 2개 동, 연면적 5만2천477㎡(약 1만5천874평) 규모의 사업이다. 시행사는 두 개 동에 아파트 58세대와 오피스텔 15실 등 총 73세대의 초고급 주거시설을 개발하려 했다.
세계적인 건축 거장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하고,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았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던 곳이다.
하지만 부동산 PF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본 PF 전환에 실패했다. 본 PF 조건으로 금융 대주들은 분양률 60% 확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사는 브릿지론 만기에 대출금을 갚지 못하며 지난 8월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사업장 처리 방안을 두고 대주단과 시행사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시행사는 사업장 매각을 물밑에서 추진하는 분위기다. 개발사업은 어려워졌지만 강남 소재의 알짜 부지인 만큼 땅을 비싸게 팔면 에쿼티 자금을 일부 살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매각 대상으로 언급되는 곳은 중국 최대 부실채권 회사로 손꼽히는 신다(信達)그룹이다. 신다그룹은 중국 정부가 주식의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국영 기업이다.
다만 가격을 두고 협상이 지지부진한 분위기다. 당초 올여름에 성사될 것으로 보였던 매각 협상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PF 업계 관계자는 "여름에 딜이 클로징 될 것으로 봤는데 안 됐다"며 "서로 원하는 가격대가 다르니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시행사의 매각 의지에 따라 상황을 지켜봤던 대주단은 공매를 고민하고 있다. 시행사가 지난 2022년 약정한 브릿지론 규모는 총 4천50억원으로, 선순위 3천300억원, 중순위 550억원, 후순위 200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부실채권(NPL) 펀드의 채권 매입 등으로 현재는 선순위 대주단의 구성이 소폭 변한 상태다. 공매 권한을 쥔 선순위 대주들은 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중·후순위 대주단은 공매 절차를 밟게 되면 원금 보존이 불가능할 가능성이 크다. 공매로 땅이 넘어가면 선순위 대주의 연체이자와 정상이자, 채권 원본 순서로 자금이 배분되기 때문이다. 선순위 채권자가 가져갈 수 있는 금액의 최고액은 채권 원본의 130%다.
업계 관계자는 "공매로 팔리게 되면 상환 순위에 따라 중·후순위는 원금을 건지지 못할 수 있다"며 "제3자에 매각을 하면 에쿼티 일부까지 회수할 수 있다고 보고 중·후순위 대주와 시행사가 같은 배를 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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