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 총격살해 용의자 사진·범행 단서 공개
(시카고=연합인포맥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NYS:UNH) 최고경영자(CEO)가 뉴욕 맨해튼 중심부 미드타운에서 표적 살해된 지 하루 만에 경찰이 용의자 사진과 함께 범행 단서를 공개했다.
뉴욕 시 경찰은 5일(현지시간),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 브라이언 톰슨 총격 살해 사건의 용의자 얼굴 사진 2장을 공개했다. 용의자가 사건 발생 당일, 사건 현장 인근 호텔 내부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경찰은 용의자가 범행에 앞서 숙박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근 호텔들의 폐쇄회로TV를 살펴 해당 사진을 찾아냈다며 "지금까지 확인된 정황상 이번 사건은 톰슨을 목표 삼아 사전에 계획된 범행"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찰은 용의자가 톰슨 저격에 사용한 총알 탄피에 '거부'(deny)·'방어'(defend)·'축출'(depose)이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었다며 용의자가 일부러 남긴 메시지인지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이들 세 단어 중 '거부'와 '방어'는 '지연'(delay)이라는 단어와 함께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으로 종종 언급된다고 설명했다.
럿거스대학 로스쿨 석좌교수 제이 M. 파인먼은 지난 2010년 발간한 저서 '지연·거부·방어'(Delay Deny Defend)를 통해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지연·거부하는데 대한 불만과 업계 불의 등을 폭로하며 소비자들과 입법자들이 이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경찰은 총알 탄피에 적힌 단어와 이 책 제목의 연관성, 유나이티드헬스케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판 등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톰슨은 전날 오전 6시40분경 유나이티드헬스케어 '투자자의 날' 행사가 열릴 예정이던 맨해튼 미드타운 6번가의 힐튼 호텔 앞에서 용의자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미네소타에 거주하는 톰슨은 '투자자의 날' 행사를 위해 지난 2일 뉴욕에 도착했으며 이날 힐튼 호텔 행사장에서 연설할 예정이었다.
공개된 폐쇄회로TV 영상을 보면 용의자는 힐튼 호텔 앞에서 마스크를 쓴 채 대기하고 있다가 호텔에서 나온 톰슨 뒤를 따라가며 여러차례 발포한다.
톰슨은 피격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회생하지 못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범행 후 뛰어서 달아나다가 공공 전동 자전거를 타고 센트럴파크 안 쪽으로 사라졌다며 현상금 1만 달러를 내걸고, 이틀째 추적 중이다.
한편 톰슨의 부인 폴레트 톰슨은 전날 한 매체에 "남편이 이번 사건에 앞서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남편이 자세한 내용을 털어놓지 않은 채 '위협받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톰슨은 유나이티드헬스케어에서 20여년간 일했고 2021년 4월 CEO에 취임했다.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6월 기준 15.7%로 미국 건강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다. 시가총액 규모는 5천400억 달러로,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8번째 높다.
유나이티드헬스케어 주가는 이날 정오 기준 전장 대비 4% 이상 하락한 584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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