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몸값 책정한 LG CNS…IPO 증권신고서 곳곳 고민 흔적

2024.12.0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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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몸값 책정한 LG CNS…IPO 증권신고서 곳곳 고민 흔적

시총 300조 비교기업 빼고 할인율도 넉넉하게 적용

공모 시장 침체·이미 많이 오른 기업가치 감안한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LG CNS가 내년 2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제출한 증권신고서 곳곳에는 '겸손한' 몸값을 책정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확인된다.

LG CNS는 앞서 상장예비심사신청서에 비교기업으로 기재했던 글로벌 기업 액센츄어를 증권신고서에서는 제외했으며, 적정 주가를 산출할 때 적용한 할인율도 비교적 높게 잡았다.

최근 IPO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데다 재무적 투자자(FI)를 받아들인 2020년에 비해 기업가치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LG CNS 본사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6일 LG CNS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LG CNS는 공모가격을 산정하기 위해 상대가치법인 주가수익비율(PER)을 사용했다.

이는 이미 증시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는 유사기업의 PER을 활용해 평가 대상 기업의 적정 가치를 구하는 방법이다.

LG CNS는 삼성SDS[018260]와 현대오토에버[307950], 일본 NTT데이터그룹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해 이들 기업의 평균 PER인 22.6배를 적용했다.

눈에 띄는 사항은 LG CNS가 지난 10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할 때 비교기업에 포함했던 글로벌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 액센츄어를 제외했다는 점이다.

아일랜드에 본사를 두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액센츄어는 지난해 매출 641억달러(약 84조원), 순이익 69억달러(약 9조원)를 기록한 초대형 기업이다. 시가총액은 약 2천400억달러(약 335조원)에 달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7219)에 따르면 액센츄어의 최근 PER(직전 12개월 순이익 기준)은 31.3배 수준인데, 만약 최종 비교기업에 액센츄어를 포함했다면 LG CNS에 적용할 PER은 약 24.8배로 높아진다.

LG CNS는 액센츄어와 사업적 유사성이 있음에도 비교기업에서는 제외한 이유로 결산월과 기업 규모 차이를 들었다.

먼저 IT 서비스 산업은 하반기에 실적이 집중되는 계절성이 있어 결산월이 8월인 액센츄어를 다른 비교기업들과 동일하게 보기 어렵다고 했으며, 전 세계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액센츄어는 LG CNS와 시가총액이나 재무적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도 했다.

LG CNS 비교기업 PER 산출

[출처: LG CNS 증권신고서]





LG CNS는 이렇게 산출한 적정 주가에 적용할 할인율도 비교적 큰 폭으로 설정했다.

LG CNS는 최종 산출한 주당 평가가액(8만9천378원)에 30.7~39.9%의 할인율을 적용해 희망 공모가 범위를 정했다.

이는 최근 코스피에 상장한 기업들의 평균을 웃돌았다. 최근 5년간 코스피 상장 기업의 평가액 대비 할인율은 평균 21.9~35.7%였다.

LG CNS의 공모가 상단 할인율(30.7%)은 2022년 12월 상장한 바이오노트[377740](37.1%) 이후 가장 높았으며, 하단 할인율(39.9%)도 올해 2월 상장한 에이피알[278470](40.3%) 이래 가장 높았다.

이처럼 LG CNS가 과하지 않게 몸값을 책정한 배경에는 최근 IPO 시장 침체에 대한 고려와 이미 최근 수년간 기업가치가 충분히 올랐다는 인식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코스피·코스닥 상장을 완료한 모든 기업이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 이상으로 정할 만큼 시장은 과열됐다.

그러나 하반기로 접어들며 분위기가 급변해 최근에는 희망 범위 하단 아래에서 공모가를 확정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최대 시가총액 5조원을 겨냥했던 케이뱅크는 지난 10월 수요예측까지 마쳤지만 공모 연기를 결정했다.

LG CNS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무리하지 않고 IPO를 완주하는 데 보다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사모펀드(PEF) 운용사 맥쿼리자산운용이 LG CNS에 투자한 2020년 이래 기업가치가 크게 올랐다는 점도 굳이 고평가 논란을 자초할 동기를 약하게 만들었다.

맥쿼리는 2020년 4월 LG CNS 전체 주식 가치를 약 2조9천억원으로 평가하며 지분 35%를 약 1조원에 매입했다.

이번에 LG CNS가 증권신고서에 제시한 대로 6조원 안팎의 시가총액으로 증시에 입성하더라도 맥쿼리 입장에서는 막대한 차익을 거둘 수 있다.

맥쿼리는 이번 IPO에서 보유한 지분의 약 32%를 구주매출로 내놓는다. 매출 후 보유하는 잔여 주식은 상장일로부터 6개월 동안 자발적으로 의무 보유할 예정이다.

LG CNS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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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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