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보다 배당'…LX인터, '단기 차입·현금'으로 판토스 지분 인수
3분기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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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LX인터내셔널이 미래에셋증권PE가 보유한 LX판토스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인수대금으로 현금 총 1천950억원을 지불하게 되는데 이는 3분기 말 기준 자체적으로 보유한 현금성자산 1천990억원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은 미래에셋증권PE가 보유한 주식 전량(39만8천주), 총 19.9%에 해당하는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2대주주이자 주요 재무적투자자(FI)였던 미래에셋증권PE가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LX판토스의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은 다소 낮아지게 됐다.
미래에셋증권PE는 지난 2018년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오너 일가가 보유한 당시 판토스 지분 19.9%를 1천450억원에 매입했다.
미래에셋증권PE는 풋옵션 등 하방에 대한 어떠한 보호 계약없이 IPO를 통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으로 주주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5년 만기 펀드로 투자에 나섰지만, IPO 시점이 잇따라 연기되면서 이번에 투자금 회사를 결정했다.
코로나19 시기 해운 운임이 급등하면서 IPO 준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지만, LX 계열 분리 작업으로 미뤄졌다.
그러다 최근 펀드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 시점에서 비상 계엄령 사태 등으로 국내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만기 연장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LX인터내셔널 측이 IPO 계획을 접고, 3분기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 규모로 지분 확대에 나선 것은 LX판토스의 높은 배당성향 등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배당 유입 등 현금흐름 개선과 지배구조를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지분 확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LX판토스는 지난 2018년 이후 30% 이상의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해왔다.
2018년 배당총액은 206억원으로 당시 순이익 686억원을 고려하면 배당성향이 처음으로 30%를 기록했다.
이후 1천18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2020년에는 355억원, 2천891억원의 이익을 기록한 2022년에는 801억원을 배당하며 30%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했다.
지난해에는 LX판토스 순이익이 60% 이상 급감했지만, 배당으로 총 380억원을 사용하면서 배당성향이 40%대에 육박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재추진될 국적 선사 HMM의 인수전에 대비한 지분 확대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LX그룹은 LX인터내셔널을 앞세워 HMM 인수에 도전장을 냈다.
LX판토스의 포워딩(국제 물류 주선) 사업과 HMM의 해운 사업을 연계하면 종합 물류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X판토스는 연간 해상 물동량 기준 국내 선두 기업으로 국적 컨테이너선 1위 업체인 HMM과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높은 배당으로 LX인터내셔널의 향후 현금 유입 주기와 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면서 "HMM 재매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LX판토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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