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검사결과 발표 미룬 금감원…동양생명 M&A 변수되나

2024.12.1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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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검사결과 발표 미룬 금감원…동양생명 M&A 변수되나



정부서울청사 들어서는 이복현 금감원장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2024.12.9 jjaeck9@yna.co.kr





답변하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김병환 금융위원장. 2024.10.10 hama@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윤슬기 기자 = 금융감독원이 종합검사 결과 발표를 미루면서 동양·ABL생명의 인수·합병(M&A) 절차에 '올인' 중인 우리금융그룹이 술렁이고 있다.

이번 결정을 두고 내부 평가는 엇갈린다.

경영진의 '거버넌스 리스크'가 향후 지속될 수 있다는 측면에선 악재지만, '조단위 딜'인 생명보험사 M&A의 성사 가능성엔 긍정적이라는 분위기도 함께 감지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비상계엄·탄핵정국 등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고려해 우리금융의 종합검사 경과 발표를 내달 초로 연기했다.

우선 동양·ABL생명 인수 태스크포스(TF)를 꾸린 우리금융 내부에선 현 상황을 나쁘지 않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금감원이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부여할 경우 우리금융 입장에선 1천500억원가량의 계약금만 날리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발표 연기로 물리적 시간이 확보되고, 변동성이 커진 국면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강경 기조에도 변화 가능성이 생기면서 내부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그간 이 원장은 대규모 금융사고에 더해 최근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까지 겹친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강한 문제의식을 제기해왔다.

생보사 인수에 나선 방식과 시점을 두고도 금융당국과 사전 논의가 전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수 차례 드러냈다.

이 원장의 이러한 스탠스는 '숙원사업'인 생보사 인수를 진행 중인 우리금융엔 큰 부담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금감원의 스탠스를 고려하면 명확한 시그널을 위해 실제로 우리금융에 3등급을 부여할 수 있다는 평가도 많았다"며 "다만, 최근 금융지주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진 상황에서 지배구조를 세게 건드려 불확실성을 키우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이전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M&A는 '크로스보더 딜'로 해외 투자자들의 이해관계까지 얽혀 있는 사안이다.

최근 탄핵 국면 등으로 대외 신인도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만큼 금감원의 스탠스는 향후 보다 보수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1천500억원 수준의 계약금이 달린 점도 당국 입장에선 부담이다.

금융당국이 경영평가 등급을 통해 M&A를 무산시킬 경우 계약금 자체가 날아가게 되는 상황인데, 이 경우 경쟁사 대비 다소 열위한 수준인 우리금융의 자본비율·건전성 등은 추가 악화가 불가피하다.

우리금융은 이번 M&A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에 나서면서 협상 기간을 9개월로 부여했다. 이후 금융당국의 승인 지연 등이 발생할 경우 3개월을 추가해 협상하는 구조다.

총 12개월을 넘기게 될 경우 매각 측인 다자보험이 요구할 경우 딜은 무산되고, 우리금융 입장에선 매각가(價)의 10%인 1천500억원가량의 계약금을 날리게 된다.

한국시장 철수를 원하는 다자보험이 협상 기한을 확대에 응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금융지주가 우리금융만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자보험 또한 '실익'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생보사 인수는 우리금융 입장에서 '포트폴리오 진화'를 이룰 수 있는 드문 기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를 표방하면서 95% 이상의 순이익을 은행에만 기대는 구조는 우리금융이 유일하다"며 "딜이 무산될 경우 금융당국 또한 금융지주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막았다는 비판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렇다 보니 우리금융 또한 이번 M&A 성사를 위해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임종룡 회장 또한 최근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동양·ABL생명 등 생보사는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TF에도 이번 M&A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금융권 안팎에선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에 경영평가 2등급을 부여하면서 생보사 인수는 '조건부'로 승인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가능성은 열어주는 한편, 미흡한 내부통제 시스템과 열위한 자본비율 등에 대한 대응책은 따로 받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여전히 강경한 점은 변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발표 시점이 밀린다고 해서 (우리금융 종합검사에 대한) 정해진 결과가 바뀐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오히려 혼란 국면에서 이 원장의 거취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을 우려해 더 촘촘하게 논리를 세팅해뒀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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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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