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우의 채권분석] 미국 10년 금리를 어찌할까
(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 채권시장은 미 국채 10년 금리를 주시하며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전일 가팔랐던 약세를 일부 되돌릴지가 관건이다. 뉴욕 채권시장은 전일 더 극단적 커브 스티프닝(수익률곡선 가팔라짐) 행보를 보였다.
미 국채 2년 금리는 4.00bp 내려 4.3210%를 나타냈지만 10년 금리는 5.00bp 올라 4.5680%를 나타냈다. 중요 레벨인 4.50%를 상향 돌파한 이후에도 모멘텀이 지속한 셈이다.
한국과 미국 통화정책 속도에 대한 기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변동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말을 앞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최근엔 다소 줄였던 포지션을 늘리는 기류도 관찰됐다. 약세 재료에 오버슈팅했다면 저가매수 움직임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다만 아시아장에서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외국인 매도가 지속한다면 자신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 커브 고민 지속…미국 10년 어떻게 봐야 할까
국내 커브를 두고 고민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일 민평금리 기준 10년과 3년 금리 스프레드는 21bp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10월 수준이다.
당시와 비교하면 결은 약간 다르다. 그때 미국 10년 국채 금리와 우리나라 10년 국채 금리 차이는 61bp 수준에 불과했다. 현재는 176bp 수준으로 미 국채 금리가 우리나라 장기 금리보다 훨씬 높다.
미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의 동력을 두고 의견은 엇갈리지만, 독보적 성장세가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강달러도 이러한 평가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율도 레벨보단 변동성 관리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추가 상승 동력을 거스르긴 어려울 수 있어서다.
전일 FOMC에선 연준이 인플레 목표란 본연의 임무를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확인했지만, 경제 성장세를 다소 제약할 정도로 의미 있는 행보 또는 메시지는 언제쯤 체감될지도 생각해볼 부분이다.
당장 1월 동결 카드를 쥐었지만, 연내 두 차례 인하를 예고한 점을 고려하면 3월엔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 FOMC가 3월 한 차례 인하하고 나면 이후부턴 추가로 인하가 없을 수 있다는 우려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전일 FOMC는 호키시하게 평가됐지만 커브 스팁이 지속한 점을 고려하면 아직 연준 의지가 향후 성장세를 일부 제약할 정도로 강력하다고 보는 것 같진 않다.
장기 금리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전망치가 3%까지 오름세를 지속하는 점도 이러한 우려를 키운다. 생각보다 현재 통화정책이 제약적이지 않다는 판단이 제기되는 셈이다.
◇ 국내 재료 부재…바벨 전략 유효할까
국내와 미국 장기 금리 연동성이 커진 것은 대내 재료가 부재한 데도 일부 영향이 있는 듯하다.
내년 국고채 발행계획이 발표될 즈음엔 우리나라 상황이 다시 더 큰 재료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일 흐름을 보면 글로벌 약세장엔 초장기로 피하는 게 안전하다는 전략이 유효했다. 중단기도 통화정책 차별화 가능성을 고려하면 10년 구간보단 괜찮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단기와 초장기를 상대적으로 늘리고 글로벌 민감도가 높은 10년을 줄이는 바벨 전략이 작동한 셈이다.
다만 펀더멘털 등 경기 둔화세 등을 고려하면 국내 10년 금리 상승세가 과도하다는 평가도 일부 제기된다. 연말을 맞아 장이 얇은 상황에서 펀더멘털이 미 국채 금리 모멘텀을 이겨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 PCE·미시간 소비자태도지수·트럼프 부채 관련 발언 주시
이날 밤 PCE 지표는 다소 안도할 재료로 판단된다.
클리블랜드 연은은 11월 근원 PCE가 전월대비 0.26%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략 0.3%대 상승률이 이어지는 셈이다.
디스인플레가 정체됐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될 수 있지만, FOMC에 놀란 상황에선 오히려 안도감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이날 밤 공개되는 12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에선 기대 인플레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 기대 인플레가 오른다면 장기 금리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재정 관련해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 운영에 필요한 임시예산안(CR) 처리에 계속 반대했다는 소식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는 부채한도를 없애야 한다며 극단적 제안을 내놓은 상황이다. 재정에 고삐가 풀렸다는 우려가 커지면 장기 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 한편으론 안전자산 선호가 커져 강세 재료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가장 와닿는 것은 정부가 마비될 경우 당분간 지표 발표가 중단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금융시장부 차장)
연합인포맥스
연합인포맥스
hwroh3@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