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드콜 다음 테마는 버퍼 ETF일까…변동장세에 운용사도 출시 고심
버퍼 ETF 연구 몰두…운용사 간 '눈치싸움'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불확실성 확대로 국내외 증시가 출렁이자 하락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는 버퍼 상장지수펀드(ETF)에 운용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운용사는 내년 초 출시를 염두에 두고 버퍼 ETF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다른 주요 운용사들도 미국 버퍼 ETF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면서 상품 출시 여부를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퍼 ETF가 국내에 상장된 사례가 없는 만큼 운용사 간 눈치싸움을 벌이는 모습이다.
버퍼(Buffer) ETF는 이름 그대로 주가 하락 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버퍼를 제공해 주는 상품이다. 파생금융상품인 옵션을 활용해 수익률의 상단을 제한하면서 시장이 하락할 땐 손실을 일정 수준으로 방어한다.
일정 기간 손익이 약속돼 있다는 뜻으로 'Defined Outcome' ETF라고도 불린다.
옵션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커버드콜 ETF와 유사하지만, 콜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살 권리)을 매도해 분배금 재원을 마련하는 커버드콜 ETF와 달리 버퍼 ETF는 콜옵션을 매도해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 매수 비용을 마련한다.
버퍼 ETF는 미국에서 2018년 출시되기 시작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올해에는 칼라모스 인베스트먼츠, 블랙록 등이 최대 100%까지 하방 버퍼를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버퍼 ETF는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유효하다. 최근 정치적 이슈로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운용업계도 버퍼 ETF 출시를 고심하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커버드콜 ETF가 1년 새 순자산 6조원 이상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옵션 전략 ETF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황"이라며 "미국도 커버드콜에서 버퍼 ETF로 시장 흐름이 이어졌는데, 이같이 유사한 흐름이 한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서 버퍼 ETF가 흥행할지는 미지수다.
버퍼 ETF는 약속된 손익을 보장받기 위해선 정해진 만기를 지켜 투자해야 하고 복잡한 상품 구조 탓에 운용사가 투자자에게 고지해야 할 사안도 많다.
또 상품 특성상 운용보수가 높을 수밖에 없는데, 경쟁력을 위해 보수를 어느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지도 운용사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커버드콜 ETF와 관련한 투자자 보호 이슈로 금융당국과 한차례 씨름한 운용사 입장에선 버퍼 ETF 운용이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앞서 지난 8월 금융감독원은 커버드콜 ETF 경쟁이 격화하자 투자설명서 등에 분배재원, 수익구조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기업공시서식 작성 기준을 개정했다. 또 커버드콜 ETF명에 '프리미엄', '+분배율%' 표기를 금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버퍼 ETF는 버퍼 비율이 100%라고 해도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이라며 "수익률 상방이 완전히 막히기 때문에 장기투자가 아닌 단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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