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피' 아닌 美증시 보는 투자자들…증권사 해외주식 경쟁 심화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국내 증시의 만성적 저평가에 지친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요 증권사 역시 투자자의 거래를 돕는 신규 서비스와 이벤트를 연일 내놓으며 '서학개미'의 마음을 잡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1천121억달러(한화 약 164조)로 집계됐다.
'서학개미' 열풍이 불었던 팬데믹 시기(2020~2022년)와 비교해도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큰 폭 늘었다. 당시 3개년 평균 보유액은 497억달러로 현 수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해외 주식 투자 인구가 늘어나면서 증권업계 역시 해외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신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눈에 띄는 곳은 원조 리테일 강자인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021년부터 3년 연속 해외주식 거래대금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이달 원하는 해외주식을 조건 검색할 수 있는 '종목 스크리닝' 기능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추가했다.
미국 주식 전 종목을 대상으로, 고객이 설정한 조건에 부합하는 종목을 찾아 보여주는 서비스다. 시가총액, 주가 등락률, 영업이익 등 다양한 세부 조건을 조정해 개인별 맞춤형 검색이 가능하다. 기본 옵션으로 저평가 성장주, 배당 종목 등의 조건식을 제공한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미국주식 배당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투자 금액에 따른 예상 배당금을 확인하고, 목표 배당금에 맞춘 최적의 배당주를 찾을 수 있다. 투자자가 목표 한 배당금액이나 투자금액을 입력하면 가장 최적화된 배당주를 선정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준다.
또한 대형 증권사는 온라인 거래수수료 할인 등 미국주식옵션 관련 이벤트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3월 31일까지 기존 고객을 포함한 모든 해외선물옵션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스타트팩 빅3' 이벤트를 실시한다. 조건에 따라 옵션거래 지원금을 제공하고, 온라인 거래 수수료도 할인한다. 시세 이용료 또한 무료 제공한다.
NH투자증권 또한 다음 달 말까지 미국주식옵션 투자자를 대상으로 매월 100계약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다. 주식옵션 실시간 시세도 제공하며, 이벤트와 함께 거래 가능 종목과 시간도 확대한다. 미국주식옵션을 처음 접하는 투자자들에게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함이다.
아울러 증권업계는 지난해 해외주식 자산이 큰 폭 늘어난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토스증권은 지난 11월 업계 최초로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30조원을 넘어섰다고 알렸다. 11월 기준 거래대금은 연초(7조400억원)의 4배 수준으로 급증했는데, 이는 토스증권 서비스 출시 이래 최대치다.
토스증권은 지난달 말부터 '달러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과정 없이 자산을 이동시킬 수 있어, 미국 투자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해외주식 자산규모가 3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73% 증가한 수치로, 해외주식 거래 계좌 수도 전년 대비 약 47% 늘어났다. 삼성증권은 고객 편의를 위해 유럽 주식 매매가 가능한 모바일앱 '엠팝'과 해외주식을 원화로 거래할 수 있는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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